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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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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기](6) 다섯번째 방법

  • 기사입력 : 2005-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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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의 일기를 볼 때 글의 길이를 보고 짧게 썼으면 길게 쓰라고 많이 요구한다. 하지만 길게 쓴다고 좋은 일기가 되는 건 아니다. 한 가지 일을 쓰더라도 자세하고 생생하게 쓴 일기가 일단 좋은 일기라 할 수 있다. 길게 쓰라고 하기보다 자세하게 쓰라고 가르친다.

     일기 쓰기를 힘들어 하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자세하게 쓰기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린이들에게는 일기는 자세하게 쓰는 게 좋다고 이야기한들 소용이 없다.

     자세하게 쓰기 지도는 지난주에 말했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쓰게 하는 것'과 `생각그물 그리기' 방법을 기본으로 한다.
     이 방법에 덧붙여 할 수 있는 방법은 `번호 붙여 끼워 넣어 쓰기'가 있다. 이 방법은 글을 쓰고 난 뒤에 나눈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다시 읽어 보게 하는 것이다.

     빠진 내용이 있다면 빠진 부분의 앞 문장 끝에 ①번이라고 번호를 붙인 뒤에 글의 끝에 ①번이라고 쓰고 빠진 내용을 추가하는 방법이다. 내용이 빠졌다고 지우고 다시 쓰라고 하면 아주 귀찮게 여기고 힘들어 할 것이다.

     `번호 붙여 끼워 넣어 쓰기' 방식은 일기를 지우고 새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일기에서 빠진 내용을 보충하여 더욱 사실적이고 완성된 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제 2학년 여자 어린이와 함께 `끼워 넣어 쓰기'방법으로 쓴 일기를 예로 들어보자.

     {과 자}
     학교에 갔다와 보니 엄마가 성당에 가고 없었다. 아빠에게 용돈을 달라고 했다. ① 3일 용돈으로 1,000원을 주었다.
     가게에 가서 맛있는 과자를 샀다. 초콜릿을 샀다. 껌도 들어 있었다. 맛있었다. ② 500원이었다. 즐거운 하루였다.

     (“아버지께 용돈 달라고 할 때 어떻게 말했지?” “그러니까 아버지는 뭐라고 하시던데?” “그 말을 그대로 ①번 뒤에 써보자.”)

    ①“아빠, 돈 좀 줘.”
     “뭐 할라고, 엄마가 안 주더냐?”
     “응, 과자 사 묵고 싶다.”
     “엄마 오면 달라고 해라.”
     “지금 배가 고파. 과자 조, 과자 조, 하는데. 지금 주면 안 되나.”
     “하하하.”
     (“과자 먹으면서 맛있다는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은 안 했니?”)

    ② 과자를 먹으니 할머니가 생각났다. 할머니는 초콜릿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놀이터에서 놀고 있어서 못 갖다 드렸다. 다음에 사면 갖다 드릴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그물을 그리고, 끼워 넣어 쓰기 방식을 거친다면 아이는 한층 더 완성된 일기를 쓸 수 있을 것이다. .

    김영성 (글쓰기·독서논술 전문 ‘나랏말씀’ 대표) 홈페이지 www.bbul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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