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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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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건설경기 침체

  • 기사입력 : 2004-10-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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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강곡선 긋는 경기지표 부도는 늘고 처방은 없다


    침체된 건설경기가 내수경제에 직격탄을 안겨주고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설관련 막노동자의 생계를 앗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건설관련 건자재 업자마저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폐업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폐업 내몰리는 건설 연관업체= 울산지역 아파트 건설에 설비 하청업체로 참가했던 창원 팔룡동의 T설비사. 납품대금 1억여원을 받지 못해 대구에 있는 원청업체를 찾아가 매번 머리를 조아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기다려달라”라는 냉담한 답변뿐.


    “대금결제일이 수개월이 지났습니다. 추석전에 직원 월급을 맞춰주기 위해 매번 찾아갔지만 추석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대금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며 기다려달라는 말뿐입니다.”(T설비사 대표)


    원청업체 역시 비슷한 처지다. 시공사에서 대금결제를 미루는 바람에 하청업체에 결제할 자금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분양 아파트에 주방 등을 설치하는 창원의 A업체. 최근들어 아파트 등 건설경기가 멈칫하자 매출에 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건설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이미 납품한 시설에 대한 대금회수도 어려울뿐만 아니라 수주도 현저하게 저하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관련 업체들이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이 업체 대표는 말했다.
    이같이 건설경기 침체가 건설에만 한정하지 않고 내수경제에 악영향을 속속들이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건설 일용근로자 경기따라 생계 내맡겨= 첨예하게 영향을 미치는 부문은 막노동을 하는 건설종사자. 건설·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경제가 불안해지자 건설업자들이 사업을 벌이지 않으면서 이들 종사자들의 일거리가 없어졌다. 이는 곧 불안정한 가정생활로 이어지면서 잘못될 경우 가정파탄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마산의 새벽 인력시장을 찾았던 P씨(45). “몇달전까지만 해도 한 몸 팔려나가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최근 건설인력시장이 예전같이 않아 하루하루 불안하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창원의 J건설업체는 최근 수주가 한건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잉여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 궁여지책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전체 실업률로 직결되고 있다. 즉 공사판 일자리와 건설업체 종사자들이 일정부분 실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육체 노동이 많은 건설업의 특성상 특별한 기술이 없는 30~40대 일용직의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는 한달 새 7만9천명(4.2%)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건설업 취업자가 크게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최근들어 건설경기가 좋지 않으며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하강곡선 긋는 건설경기= 최근들어 건설경기 관련 지표들이 뚜렷한 하강곡선을 보이며 건설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동행지표인 건설 기성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건설수주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건축허가면적 등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이 투자측면에서 GDP서 차지하는 비중이 17.5% . 고용비중이 8.2%나 차지한다는 중요한 위치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내수경기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마저 수행할 수 없다는 데서 심각하다.


    올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102조원보다 13% 감소한 89조원으로 잡고 있지만 내수침체와 주택경기 위축이 지속될 경우 당초 전망치보다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건설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한데서 우려했던 예상치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수주감소와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덤핑수주로 견실한 업체마저 동반 부실화와 중소하도급 업체까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부도는 늘고 대안은 없고= 올 상반기 동안 건설업 등록반납은 전국적으로 1천327건에 이르며. 부도업체는 201개사였다. 이중 도내는 상반기에 15개사가 부도나 지난해 총 부도숫자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건설경기 위축을 반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신규택지 공급 확대.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분야에 2조원 추가 투입 등을 골자로 한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을 내놓았으나 전반적인 건설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협회 경남도회 관계자는 “투기 우려가 없어진 창원 양산 등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하는 등 민간건설 공사 회복을 위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며 “건설경기가 내수와 서민경제의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활로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강준기자 j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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