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현장취재]숙박업계,성매매특별법 `직격탄'

  • 기사입력 : 2004-10-06 00:00:00
  •   
  •   최근까지 가장 안전한 현금장사로 통했던 유흥가 숙박업소. 성매매를 둘러싼 사슬구조의 한 층을 이루면서 황금기를 맞았던 이들 업소도 ‘성매매특별법’의 직격탄을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지 10여일이 경과한 현재까지 손님을 재워주는 숙박업계는 오히려 자신들이 잠자고 있는 듯 고요하기만 하다.

      5일 밤 11시 창원시 상남동 J모텔. 복도를 사이에 두고 20여개에 달하는 양쪽 룸에는 각 방마다 번호를 나타내는 네온사인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모두 빨간불이 선명히 들어와 있다. 모두 빈방이라는 뜻.

      모텔 주인 A씨(50)는 “3년 전 개업한 이후 올해같이 장사 안되기는 처음”이라면서 “경기불황으로 안그래도 장사가 안되는데 성매매특별법까지 시행된 이후론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마산 합성동 H모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카운터에 먼지가 쌓일 정도로 들어서는 손님이 거의 없다. 친척들에게 손벌리고 은행융자까지 받아가며 모텔 운영을 시작한 주인 B씨(55). 아예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숙박업계에 따르면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대부분 유흥지역 숙박업 매출액이 평균 60~70% 이상 감소했으며 심지어 시설이 좀 낙후됐거나 목이 좋지않은 곳에 위치한 모텔들은 하루에 손님 한 명 받기도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흥가에 자리잡고 있는 ‘러브호텔’들은 가뜩이나 살아나지 않는 경기 한파에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인한 경찰의 집중단속까지 벌어지자 일부 모텔은 내부수리 문패를 내걸고 임시휴업을 하거나 모텔을 임대나 매물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 유흥업소지역 모텔들은 숙박·대실료를 3~4만원에서 1~2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내린 곳도 있으며 단골 유흥업소의 ‘믿을 수 있는 손님’만을 암암리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경남지회 김갑성 사무국장은 “경기침체. 찜질방 등 유사숙박업체 난립으로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특별법은 아예 숙박업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며 “도내 2천700여 회원업소의 후원비로 운영되는 지회 존립마저 위태로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