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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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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김태호 경남지사의 책무

  • 기사입력 : 2004-06-11 00:00:00
  •   
  •   목진숙(논설주간)

      김태호 신임 경남도지사가 취임했다. 우리는 그동안 빚어진 도정 공백
    과 그것으로 인해 파생된 갖가지 문제들을 김 지사가 슬기롭게 수습해 새롭
    게 진전하는 경남의 방향을 정립해 주었으면 한다. 한 마디로 김태호 지사
    의 역동적인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
    되고 있는 만큼, 김 지사로서는 조류의 변화를 잘 감지해 순항해 나가려
    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김 지사 스스로가 약속했던 공약과 과업
    들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말해 경남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각
    오로 임해달라는 뜻이다.

     그런데 신임 김 지사를 바라보는 도민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가 비록 젊고 의욕적이긴 하나, 행정가로서의 경륜이 짧기
    때문이다. 방대한 도정을 제대로 파악해 원만히 처리해 낼지에 대해 상당
    수 도민들이 우려하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내에 이같은 시각을 불식시켜야
    할 책무가 그에게 짐지워져 있는 것이다.

     처음 김 지사가 한나라당 경선에 나서겠다고 했을 당시 이 지역의 대다
    수 기초자치단체장들과 공무원들이 냉소의 눈길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이
    것은 김 지사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젊은 지사를 모셔야 한다는 부담
    감, 도의원과 군수를 지낸지 불과 수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선입
    견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곧 연공서열이나 구 시대적인 고정
    관념에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러한 복고적
    권위주의는 이제 청산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김 지사의 마인드다. 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여나가기 위해 진
    취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문제와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진력해 나가야 한
    다. 자신의 선거 공약들에 대한 실행 가능성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경남
    경제의 권역별 실상 파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만 최선의 처방을 마련할 수가 있다.

     김혁규 전 지사가 추진중이던 여러 대형 국책사업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부문도 김 지사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 상당수의 대형 사업들은 `경
    영행정`, `도민제일주의`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소위 전시성에 가까운, 그
    리하여 시작은 있으되 결과가 없는 것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김 지사로서
    는 전임 지사가 추진했던 사업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
    여 추진해 나가야 할 사업과 폐기해야 할 사업을 구분해 내야 한다.

     그리고 김태호 지사가 내세운 성장동력 산업 유치 문제는 실천계획이 선
    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예로 들었지
    만, 그것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인력과 재정 및 소프트웨어에
    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한 마디로 실패의 과정이 더 많았다는 점을 직시
    해야 한다. 따라서 쉽사리 그것을 모방하기도 어렵겠지만, 어설프게 시작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란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김 지사
    스스로가 그것을 큰 정책으로 제시한 이상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세부계
    획 수립 등 주도면밀한 설계 과정이 필요하다. 선거 과정의 이벤트로 끝나
    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뜻이다.

     김 지사는 도의원에서부터 군수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했고, 도지사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 도정은 정치인보다 순수한 행
    정가가 더 요구되는 시점임을 유념했으면 한다. 김 지사 스스로는 내심 지
    사 이상의 욕심을 낼 수도 있겠고,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금
    으로서는 지사란 중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도정은 결코 한 개인의 출세
    를 위한 연습의 장이나 징검다리가 아니란 점을 항시 잊어서는 안된다.

     각 기초자치단체간의 업무조정도 김 지사의 몫이다. 처한 환경이 다르면
    서 특수성을 갖고 있는 여러 기관 상호간 갈등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시 존재한다. 그런 만큼 수평적 관계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자칫 도
    정 전반이 표류할 수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도민들이 그에 대
    해 신뢰성을 갖게 될 것이다. 흐트러진 공무원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
    도 신임 김 지사가 해야 할 일이다. 도정을 의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인
    적 구성이 급선무다. 김 지사 자신이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유능한 인재
    들을 중용하는 등 조직을 재편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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