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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8명 참사 신마산 해운프라자

  • 기사입력 : 2003-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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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매미」로 8명의 인명피해를 낸 마산 해운프라자 사고현장은 아수
    라장으로 변해 있었다.

    119대원들이 마지막 수습작업을 끝낸 14일 오후 6시께, 사고현장인 마산
    시 해운동 해운프라자 건물 지하로 들어서자 이틀 내내 양수작업을 벌인 양
    수기의 모터가스 냄새와 각종 음식쓰레기들로 인한 역겨운 냄새가 코를 자
    극했다.

    희미한 손전등에 의지해 지하 1층으로 들어섰다. 수십개의 원목과 물이
    완전히 빠져나간 주차장은 휑한 느낌마저 들었고 이 가운데 미처 기습폭우
    를 피하지 못한 차량 7대가 뒤엉켜 있었다.

    중앙계단을 통해 8명의 젊은 목숨을 앗아간 지하 2층 음식점으로 향했다.
    14시간만에 겨우 물을 빼낸 지하 2층의 모습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강력한 수마의 힘에 못이겨 폭격을 맞은 듯 천장은 완전히 내려앉았고
    그 사이로 제모습을 잃은 소파와 탁자들이 이리저리 뒤엉켜 있었다. 음식
    점 입구에 나와있는 소주병 하나가 씁쓸한 기분을 들게 했다.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던 기둥의 TV 3대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듯 제자
    리를 지키고 있었고 장식벽화와 그림액자만이 을씨년스럽게 걸려 있었다.
    건물 내 창고에는 아직 뜯지도 않은 수십개의 소주·맥주박스가 그대로 쌓
    여있었다.

    각종 집기류와 안주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을 보아 당시 즐거웠던 술
    자리가 한순간에 아비규환의 장소로 변해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노래방이 위치한 지하 3층은 비교적 온전한 모습이었다. 독특한 인테리어
    로 청소년들에게 사랑받았던 노래방 룸은 제모습을 갖췄지만 각종 흙탕물
    과 쓰레기로 얼룩졌다.

    오후 6시께 119구조대원과 경찰 동원 인력의 최종 수습작업이 끝나고 철
    수를 하자, 가까이서 이런 대형참사가 빚어진 것을 구경하는 구경꾼들만 모
    여들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선하 김호철기자 keeper@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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