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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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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돝섬- 이경주

  • 기사입력 : 2024-05-23 0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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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발이 젖고 있는 마음 앞선 부둣가

    보람찬 만선기로 그대 시름 앗아갈까

    둘레를 빗겨나가는

    다짐들이 섭섭해

    칭얼대던 황금 돼지 곤한 잠을 이루고

    등 푸른 비늘처럼 용케도 번득이며

    그대의 외진 영토에

    사계절로 꽃 띄워

    때로는 태풍 같은 시험에 겨워 울고

    치열한 삶의 복판에 마냥 흔들리지만

    속살에 은밀히 키운

    소원들이 숨 쉰다


    ☞ 돝섬은 가락국 왕이 총애하던 미희가 금돼지로 변해 섬으로 사라졌다는, 돼지의 옛말인 ‘돛’을 따와 돝섬이라는 설화가 있는 황금돼지섬이다. 섬 전체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해상유원지로 조성, 산책로에서 인근 마산과 창원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공원이다.

    “칭얼대던 황금 돼지 곤한 잠을 이루고” 마산만 가운데 위치한 돝섬은 시민의 휴식처이자 “사계절로 꽃 띄워” 소풍 장소로 자주 언급되던 곳이다. 예전에 동물원과 야외 서커스공연을 볼 수 있었고, 놀이 기구를 타면 바다가 훤히 보여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또한 가고파 국화축제와 각종 문화행사가 이뤄지던 곳이다. 마산만을 드나들던 어선들의 “보람찬 만선기”를 보던 활기찬 부둣가도 있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때로는 태풍 같은 시험에 겨워 울고/치열한 삶의 복판에 마냥 흔들리지만” 태풍 매미에 끊어졌던 발길도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뱃길이 열리고, 그곳에서 은밀히 사랑을 키우는 청춘남녀의 꿈도 있겠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니 “치열한 삶의 복판에”서 시름을 잊고 나들이하기 좋은 돝섬이다. 섬 둘레를 따라 걷는 파도소리 산책길은 40분 정도 소요된다. 선착장에 있는 황금돼지상 코를 만지면 복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에, 소원이 숨을 쉬는 돼지코가 반질반질하다. - 옥영숙(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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