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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률과 시행령 차이,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상준(한울회계법인 대표·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24-05-21 19: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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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때부터 법의 위계질서, 즉 ‘헌법〉법률〉명령〉조례·규칙’을 유독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극심한 여소야대 정국이 되고 국회와 행정부가 끝없이 투쟁하다 보니, 그 피해를 국민이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총 300석 중 180여 석(60%)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신설·개정 법률안을 통과시키면, 여당과 정부 측에서는 소위 ‘입법독주’라고 비난하며 대통령은 거부권(‘국회 입법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행사해버렸다.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지난 1월 30일 국무회의를 거친 ‘이태원 특별법’까지 대통령의 거부권은 다섯 번에 걸쳐 9개 법안에 대해 행사됐다. 그런데 법안을 통과시킬 때는 과반수 찬성만 있으면 되지만,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재의결할 때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2/3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사실상 야당이 200석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여당이 113석이었으니 재의결은 불가능했다.

    이렇다 보니 여야 합의 없이는 어떤 법률안도 제·개정이 되지 못했다. 정부·여당이 독주한 법률안은 야당의 반대로, 야당이 독주한 법률안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가 있다.

    첫째, 윤 대통령 집권 이전까지는 여대야소였으나 과반에 훨씬 미달한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이 나온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둘째, 야당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등으로 여야가 서로 극단적인 비방과 투쟁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셋째, 초유의 여소야대 정국이 됐음에도 정부에서는 야당과 합의되지 않은 정책을 발표해버리고, 법률안 통과가 되지 않으면 야당 탓으로만 몰아붙인 행태도 한몫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돼버렸다. 2022년 12·21 대책으로 발표된 ‘분양권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다주택자의 취득세 중과세’ 대폭 완화는 세법 개정 불발로 결국 없던 일이 돼버렸다. 2022년 9·29 대책으로 발표된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면제금액 확대도 지난해 연말 법률 개정(당초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줄었지만)으로 겨우 올해 3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이 지경이 되니 정부도 국무회의 결의사항인 시행령(대통령령) 개정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7월 1일부터 간이과세자 기준금액이 종전 8000만원에서 1억400만원으로 인상된 이유가 있다. 부가가치세법 제61조에서 ‘개인사업자로서 직전 연도의 공급대가의 합계액이 8000만원의 130% 금액까지는 시행령에서 인상’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1일 정부가 “전국의 그린벨트를 해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시행령 개정사안이라고 애써 강조한 점도 이 연장선상이다.

    지난 4월 10일 제22대 선거에서도 여당이 100석을 겨우 넘겼으니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려다 폐지하기로 발표했던 금융투자소득세도 귀추가 주목된다. 법률이니 시행령이니 하는 법률 위상을 따지지 않아도 되는 협치가 그립다.

    이상준(한울회계법인 대표·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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