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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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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성 연수’ 여전히 잘나가는 경남시군의회 의장님들

의장 등 36명 4월 25일~5월 2일
6박8일 캐나다 해외연수 다녀와

  • 기사입력 : 2024-05-07 15: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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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관저 벽화거리 등도 방문

    1인 480만원,총예산 1억6963만원

    심사 절차 없거나 요식행위 그쳐

    작년스페인 연수때도 비판 받아

    지방의회뿐 아니라 지역별 의회 의장들이 꾸린 의장협의회 차원의 출장도 외유성으로 변질되고 있다. 의장협의회 해외출장에 시군의회 예산이 투입되는데도 사전 심의하지 않거나 형식적 심사에 그친 경우가 많아 감시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8일 일정으로 캐나다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협의회는 도내 17개 시군의회 의장이 모여 지방자치 발전을 논의하는 기구다.

    이번 국외연수엔 시군의회 의장 17명과 공무원 19명 등 36명이 다녀왔다. 수행 공무원은 협의회 실무를 맡은 창원시의회 2명과 시군의회 1명씩이다. 18개 시군의회 의장 가운데 공석인 밀양시의회 의장을 제외하고 모두 출장길에 올랐다. 이들이 6박8일 일정으로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킹스톤·퀘벡·오타와 연수에 쓴 예산은 1인당 480만원, 전체 1억 6963만원이다.

    경남지역 시의회 본회의 자료사진(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경남신문DB/
    경남지역 시의회 본회의 자료사진(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경남신문DB/

    이들이 밝힌 출장 목적은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캐나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친환경 정책,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 등에 대한 비교시찰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과 의정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정을 보면 총리관저 방문, 퀘벡 로열광장·벽화거리·프티 샹플랭거리 등 관광지 등 견학과 무관한 일정이 다수 포함됐다. 공식 기관 방문은 토론토 환경보호 지원기관인 지역보존국, 나이아가라시청 재생에너지 정책부서 등이다.

    사전 심사 절차가 없거나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남시군협의회는 지난해 스페인 연수 때 사전 심사를 거치지 않아 시민단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올해도 협의회 차원의 심의 없이 수행 공무원을 대동해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수행 공무원들은 각 시군 국외 여행 규정에 따라 사전 심사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국외출장에서 의장 17명과 협의회 간사·담당 항공운임은 협의회에서 지출하고 나머지 비용은 모두 각 시도의회에서 자비로 부담했다. 협의회 운영비 역시 각 시군의회에서 걷은 분담금을 다시 배분해주는 것이어서 사실상 전액 주민 세금으로 해외출장을 떠난 셈이다.

    협의회 차원의 출장이어서 소속 의회 법령에 따라 심사 여부가 나뉜다. 창원은 협의체의 요청을 받아 국외출장을 가는 경우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협의체란 지방자치법 제182조에 의거, 시·군 및 자치구의회의 의장이 포함된다.

    통영, 고성, 의령 등은 국외출장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다. 일부 시군의장협의회 출장 계획에 대한 '졸속 심사'는 회의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3월 12일 열린 고성군의회 출장심사위원회는 "경남 전체의 행사인데 따로 따로 이렇게 심의를 받아야 되는 건지 이상하다"면서 "이런 출장에 대한 내용들은 어차피 정해져 있고, 우리가 잘못됐다고 해서 거기(협의회)서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간 요식이라 말했는데 안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창녕군의회의 경우 회의는 단 14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심사가 열리지 않았거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

    협의회 회장인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은 언론에 "공무원들은 별도로 심사받았고, 한 의회에서 단체로 나가는 게 아니라 시·군의회마다 의장 1명씩만 국외연수에 참여하다보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장협의회 국외출장 '하이패스 심사'는 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남 영암군의회는 지난 4월 21일 떠난 전라남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의 미국·캐나다 출장 계획 심사를 하루 전에 열었는데 그마저도 12분 만에 마무리됐다.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의장들은 지난 1월 6~15일 스페인·포르투갈 해외출장을 다녀왔는데 12곳 가운데 화성시, 여주시, 연천군 등 3곳만 심사 회의록을 공개했다.

    김용국 진주시민공익감시단 대표는 "지난해 사전 심사를 거치지 않은 예외 규정을 비판했고,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협의회 차원에서 사전 심사규정을 만들면 된다. 시군 의회별로 조례 제·개정이 필요하면 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지난해보다 수행 공무원이 크게 늘었는데 보고서 작성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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