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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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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흉물 육교와 지역신문- 이지혜(디지털뉴스부 기자)

  • 기사입력 : 2024-02-26 19: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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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시절 오가는 길에 흉물스런 육교가 하나 있었다. 인접해 횡단보도도 있으니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낡디낡은 육교. 이 육교는 얼마 후 도서관에 비치된 한 신문 지면에서 다시 만난다. 내 생각과 꼭 닮은 ‘흉물 육교’라는 제목이 달렸다. 며칠이 지나 이 육교가 철거되는 장면까지 목격했다. 내가 처음 만난 지역신문이다.

    ▼미국은 지역신문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광고시장 위축과 코로나19 등 원인으로 지난 2005년 대비 3분의 1이 줄었다. ‘뉴스의 사막화’로 소개됐다. 지난 2년간 한 주당 평균 2개 이상의 신문이 사라져, 204개 카운티에 지역신문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민족이나 빈곤층은 뉴스를 접할 수 없게 되고 양질의 지역뉴스를 접하지 못하는 지역은 그 격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 공론화 장의 소멸도 우려해야 한다.

    ▼‘흉물 육교’와 같은 기사는 계속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만난 ‘흉물 육교’처럼 신문 지면으로 접할 수 있을까. ‘2022 언론수용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77.2%, 모바일 뉴스 이용률은 76.8%다. TV를 통한 뉴스 이용률(76.8%)마저 상회했다. 어쩌다 중앙지에서 쓰고 네이버 뉴스 메인에 게시돼 많은 이들이 읽는다 해도 이 흉물 육교 철거가 한 지역신문의 지면에서 시작됐다는 건 알 수 없을 거다. 최근 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만난 지역신문들이 함께 나눈 고민이었다.

    ▼지역 뉴스는 지역민에 가장 먼저 닿아야 한다. 포털사이트에서 맛집이나 날씨를 검색하면 위치를 기반으로 인근 맛집이나, 현재 위치의 날씨정보가 뜨는 것처럼 뉴스도 관심지역을 설정하거나 위치에 기반해 노출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포털 ‘다음’(DAUM)은 총선 기간 지역 언론사가 제작한 현지 뉴스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의 목소리가 어디에도 담기지 않는 ‘뉴스의 사막화’는 없어야겠다.

    이지혜(디지털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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