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현대음악 도전 22년, 이젠 ‘찐통영’ 담아내야”

내달 통영국제음악제 앞두고 관계자 워크숍
‘음악제의 과거·현재·미래’ 특강·대담 재구성

  • 기사입력 : 2024-02-26 08:08:02
  •   
  • 아름다운 선율로 매년 남쪽바다에 봄을 수놓는 통영국제음악제. 2024 통영국제음악제의 시간도 성큼 다가왔다. 올해로 22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음악제를 사랑해온 사람들은 벌써부터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 지금까지 이룩해온 가치를 지키고, 더 키워나가기 위해.

    22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2024 통영국제음악제 관계자 워크숍’. /김현미 기자/
    22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2024 통영국제음악제 관계자 워크숍’. /김현미 기자/

    음악제 개막(3월 29일)이 한 달여 남은 지난 22일, 통영시 도남동에 있는 통영국제음악당이 북적였다. ‘2024 통영국제음악제 관계자 워크숍’이 있던 날, 참석자들은 음악제의 과거를 상기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고민에 머리를 맞댔다. 과거가 있어야 미래도 있듯이 현재의 통영국제음악제가 있기까지를 돌아보면 정답은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김소현 재단 예술사업본부장의 ‘2024 음악제 프로그램’ 심층소개 → 김일태 재단 부이사장의 ‘TIMF의 과거와 현재’ 특강 → 최수열 지휘자와 이지영 클럽발코니 편집장의 ‘현재와 미래’ 대담 순으로 진행된 이날의 행사를, 각각의 형식을 파괴하고 참석자들의 발언만을 추려 통영국제음악제가 지켜온 가치, 또 추구해야 할 가치들에 대한 대담으로 재구성해본다.


    김일태 통영국제음악재단 부이사장.
    김일태 통영국제음악재단 부이사장.

    많은 이들의 열정으로 음악제 성장
    다음 세대에 뭘 선물할지 생각해야

    △김일태 통영국제음악재단 부이사장= 지금의 통영국제음악제는 한 사람의 주도가 아니라 통영과 음악, 윤이상을 사랑했던 통영시민들, 많은 사람들의 열정에 의해 성장했다는 건 분명하다. 황금파도*는 물론이고, 통영은 공무원도 희한했다. 공무원 노조가 생기고 통영시 공무원들은 자발적으로 음악제 서포터즈도 만들었었다.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가 시작될 당시 시민 1000여명이 성공적인 음악제를 꿈꾸며 뜻을 모은 적이 있었는데, 이들은 황금물결을 이루는 통영 앞바다를 생각하며 ‘황금파도’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최수열 지휘자
    최수열 지휘자

    현대음악의 충격, 통영서도 느껴
    지역 내부와의 접점 등 고민해야

    △최수열 지휘자= 한 번은 지휘를 안 하고 한 프로젝트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2012년 베아트 푸러 음악극을 볼 수 있던 기회였는데 그때 느꼈던 충격이, 통영이라는 작은 곳에서 저런 걸 한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싶은 것이었다. 그때 제가 유학과 독일에서의 경험을 마친 이후였다. 독일 앙상블 모데른에 속한 아카데미에서 일하고 돌아왔을 때니 세계 현대음악의 최전선에 있었을 땐데, 그때 거기서 느꼈던 ‘현대음악을 갖고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던 그 충격들을 통영에서 느끼며 이곳은 참 대단한 곳이구나 느꼈던 것 같다.

    김소현 재단 예술사업본부장
    김소현 재단 예술사업본부장

    △김소현 재단 예술사업본부장= 이야기해 주시니 하이너 괴벨스의 음악극 ‘I went to the house but did not enter’를 통영시민회관에 올리던 때가 기억난다. 그때 프랑스 문화원에서 제 등짝을 스매싱하며 “너네 진짜 미친 것 같아. 이런 작품을 시민회관에 올릴 생각을 하다니!”라고 하셨었다.

    이지영 클럽 발코니 편집장
    이지영 클럽 발코니 편집장

    연주자 창작 지원하는 활동 활발
    음악제의 매력 유지하는 게 관건

    △이지영 클럽 발코니 편집장= 바흐의 진가가 조명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멘델스존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잊혔던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재조명해 무대에 세우며 독일음악사를 재정립하고, 오케스트라를 키우는 등등. 그가 뿌린 씨앗이 지금의 바흐를 만들어낸 것 아닌가. 통영을 보면서 느끼는 게 이거다. 과거의 작품만 올리는 게 아니라, 현재의 작품도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할 수 있게끔 판타지를 갖게 해주는, 연주자의 창작을 지원하는 활동이 통영음악제에선 활발하다.

    프로그램 중 초연 무대 많아 뿌듯
    명곡 찬사받을 공연 미리 봐 주길

    △김소현= 아까 제가 올해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면서 세계 초연, 아시아 초연, 한국 초연이 굉장히 많다고 알려드렸다. 그 곡들 중 어느 게 남을지 모른다. 편집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명곡으로 100년 뒤 200년 뒤 찬사를 받을지 모르니 미리미리 들어주시면 좋겠다. 최수열 지휘자님은 6년여 부산시향 예술감독을 하셨다. 저뿐만 아니라 업계의 많은 이들이 지방 오케스트라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부산시향은 부산시민이 가장 사랑해줘야 하는 것처럼 저희도 수도권 아닌 지역에 있는 상황이다. 지휘자님의 경험에서 한 말씀 해달라.

    △최수열= 저는 오케스트라는 얼만큼 독특한가, 개성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부산은 내세울 게 많다. 도시의 심볼까지는 무리겠으나 많은 자랑거리들 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실제로 나올 땐 시향이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됐다. 나는 현대음악을 10분만 들어도 졸리는, 관객으로서는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 개성이 중요했다. 너무 어려워서 다들 연주하지 않는 진은숙 선생님도 뜯어 말리는, 선생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양인모 바이올리니스트와 협연했고 생각보다 잘 해내면서 그게 정체성이 됐었다.

    22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2024 통영국제음악제 관계자 워크숍’. /김현미 기자/
    22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2024 통영국제음악제 관계자 워크숍’. /김현미 기자/

    △김소현= 통영국제음악제 칭찬을 많이 해주셨지만 그래도 보완했으면 좋겠다거나 이런 걸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 같은 게 있을까.

    △김일태= 통영국제음악제는 매년 주제를 세우고 있다. 매년 새 목표를 갖고 ‘가자 가자’ 전의를 북돋우는 것이다. 평화로울 때 전쟁 준비를 하랬다고, 다음 세대에게 우리가 뭘 선물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한시도 방심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최수열= 국제음악당을 짓기 전 통영시민회관에서의 좋은 점들이 기억이 난다. 지금 음악당은 지리적으로 외곽에 있다. 예전엔 택시 타면 기사님들 죄다 음악제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이 하는 게 씁쓸하다. 좋은 공연장이긴 한데 뭐랄까 ‘찐통영’, 통영 내부와의 접점 그런 걸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지영= 그것보단 뭐든 어느 지점까지 올라가면 내가 안해도 굴러간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그런 건 엄청 빨리 퍼지더라. 가진 것들을 유지하는 것이 미래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5시간 걸려도 기꺼이 내려올 만큼의 가치를 매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안에 계시는 분들껜 당연한 것이라서 소중한지 모르다간 뺏길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최수열= 국내 음악제가 많지만 통영만큼 정체성을 굵직하게 가진 곳은 없다. 내부보다 외부에서 더 매력이 인정받는 축제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앙상블하던 멤버들이 통영을 이야기하며 눈에 하트를 가득 띄우고 통영 간다고 자랑을 하더라. 시민들이 더 많이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

    오는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릴 2024 통영국제음악제 주제는 ‘순간 속의 영원’이다. 진은숙 음악감독은 ‘연주되는 곡 하나하나,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이라며 주제를 정했다. 지난해 주제였던 ‘BEYOND BORDERS’를 다시 떠올려보게 되는, 역시나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는 새로움이 당신의 봄을 물들일 것이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현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