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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위기의 공감이 변화의 시작이 되길- 황미영(거제교육지원청 중등장학사)

  • 기사입력 : 2023-11-05 19: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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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사회현상을 나타내는 용어 중 ‘몬스터 페어런츠(Monster Parents)’란 말이 있다. 우리말로 풀어쓰자면 ‘악성 학부모’ 정도 될 것 같다. 몬스터와 페어런츠가 하나의 합성어로 쓰이는 것부터가 이율배반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교권 추락의 문제들만 봐도 몬스터가 탄생한 사회적 분위기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의 아스팔트 위에서 교사들이 소리 높여 절규하듯 외쳤던 구호는 제대로 가르칠 권리를 달라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교사들은 늘 약자였다. 교권이 이렇게 이슈가 된 적이 있었나 싶지만 돌이켜보면 교권이 한없이 추락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원인은 수없이 많겠지만 교육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상품화가 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강조되면서부터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표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사회적 현상들은 교육 현장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인 시그널들과 내 아이만 귀하게 여기는 풍토는 결국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할 것이다.

    안전하게 가르칠 권리를 외치는 교사들의 목소리는 교육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충정이 담긴 절규이며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일 것이다. 더 이상 이 땅의 교사들이 자조 섞인 목소리로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 대신 스승을 밟는다’라는 말과 ‘교직 탈출은 지능 순이다’라는 염세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 교사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교육과정 총론에만 존재하는 미래사회 인재상을 이제는 학교 현장에서 길러낼 수 있도록 우리 학부모들은 교사를 믿어줘야 한다. 학생 인권과 교사의 인권은 제로섬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가 문제라느니 아동학대방지법을 개정해야 한다느니 하는 황당하고 본질을 호도하는 담론들에 휘둘리지 않고 본질을 직시하자.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의 지혜를 발휘하여 인성의 가치가 존중받고 이를 가르치는 교사의 권위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황미영(거제교육지원청 중등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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