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18일 (화)
전체메뉴

[촉석루] 제대로 걷고 잘 쓰도록- 한명철(세원우드텍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23-10-26 18:56:59
  •   

  •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한다’라는 말은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이야기할 때 쓰이는 말이다. 지금이야 의미가 퇴색했지만, 우리 조상들에게 제사는 결코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되는 절대적인 의무였다. 없으면 없는 대로 차리면 되었으련만 남 하는 대로 흉내라도 내야 최소한의 사람 도리를 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그 부담이 실로 만만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고 세계 곳곳의 전쟁으로 인해 곡물과 유류 가격도 심각하게 요동치고 있다. 외식 물가의 상승은 가파르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고 생필품도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있는 사람들이야 그깟 물가 몇 퍼센트 상승이 대수랴만 서민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그야말로 매일매일이 없는 집 제사 같은 일상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에서는 심각성을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모른 체하는 것인지 초부자 감세를 시행하여 빈부의 차이를 더 심각하게 벌리고 있다. 얼마 전 뉴스에 서울의 대표적인 부자 밀집 지역인 압구정동 아파트 주인들이 세금 고지서를 받아 들고 놀란 사연이 보도되었다. 그런데 그 놀람은 세금이 너무 적게 나온 데 대한 의아함이었다고 한다. 세금 전문가가 아니라도 세금의 기능이 빈부격차 완화와 약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 장치 마련에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초부자들의 세금이 너무 많이 깎여서 놀라울 정도였던데 비해 가난한 사람들의 살림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역화폐 예산이 삭감된 것은 대표적인 서민 부담 증가의 예이다. 지역의 전통시장을 살리고 서민들에게 실제적인 보탬이 되었던 지역화폐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에서 가난한 자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 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세금 없이도 국가가 튼튼히 유지되고 빈부의 극단적인 차이가 해소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그것은 어불성설이다. 부잣집 잔치가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 끼 풍족한 양식으로 돌아온다면 그만한 가치가 어디 있는가. 세금, 제대로 걷고 잘 쓰도록 국민 모두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한명철(세원우드텍 대표이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