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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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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식품·유통업계 ‘제로’ 열풍

설탕 알코올 칼로리 다 빼도 잘나가요

  • 기사입력 : 2023-10-05 21: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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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식품계는 덜어내기에 한창이다. ‘제로슈거 소주’, ‘무알코올 맥주’, ‘0칼로리 음료’까지 제로(0) 트렌드가 다양한 상품과 산업군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제로 음료를 마시며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인기를 비결로 꼽았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술을 강권하는 문화가 사라지는 데다 주류 제품의 열량 표시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정책의 영향도 있다.

    음료·주류 사진= 홈페이지
    음료·주류 사진= 홈페이지


    음료·음식 ‘무설탕 바람’

    탄산음료·소주 제로 슈거 대세
    식당·카페서도 무설탕 메뉴


    ◇제로슈가 열풍= 제로 음료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마켓링크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924억원에서 지난해 3683억원으로 2년 만에 4배가량 성장했다.

    소주 시장 역시 ‘무설탕’이 판세를 바꾸는 모양새다. 무학은 지난 2019년 과당이 첨가되지 않는 제품을 출시하며 소주시장에도 ‘제로 마케팅’을 도입했다. 무학 관계자는 “더욱 치열해진 시장경쟁과 주류 소비문화의 변화에 따라 판매와 마케팅 전략도 개선하며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한 주류시장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제품혁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개발을 통해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역시 무설탕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장님들 제로 음료 꼭 들여놓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제로 음료수를 찾는 손님이 많다’, ‘무설탕 트렌드를 따라가면 다른 가게와 차별화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다수였다. ‘배민트렌드2023 가을·겨울편’에 따르면 지난 7월 제로콜라와 제로사이다 등 제로 메뉴의 주문 건수가 지난해보다 2.5배 증가했다.

    음료뿐 아니라 음식 역시 무설탕 메뉴가 출시되고 있다. 서울 시흥동에 위치한 한 식당은 무설탕 오돌뼈나 감바스를 판다. ‘무설탕 무조미료 전문’이라고 간판에 적은 이 식당은 ‘다이어터’들에게 이름난 식당이 됐다. 도넛이나 브라우니, 에이드 등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카페 메뉴에 설탕 대신 감미료를 넣어 판매하는 곳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류시장 주름잡는 ‘무알코올’

    알코올 뺀 맥주·와인 속속 출시
    ‘한잔’ 기분 내고 건강도 챙겨


    ◇기분만 취하는 ‘무알코올 주류’= 국내 주세법상 ‘논알콜’로 표기하려면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어야 한다. 알코올이 전혀 없을 땐 ‘무알코올’, 1% 미만일 경우 ‘논알콜(또는 비알코올)’로 표기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자사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인 ‘하이트제로0.00’이 올해 1~7월 국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시장 브랜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제로는 올프리 콘셉트를 채택해 국내 최초로 알코올, 칼로리, 당류 모두 제로다.

    해외 맥주들도 트렌드에 합류하고 있다. 맥주 칭따오(TSINGTAO)는 수입맥주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 논알콜릭 제품인 ‘칭따오 논알콜릭’을 선보였다. 하이네켄 역시 상반기에 논알콜 음료 ‘하이네켄 0.0’을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외에도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제로 등 오비맥주의 기타 논알콜 브랜드들도 시장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함양에 있는 하미앙 와인밸리는 수제맥주의 맛을 본 딴 무알콜 맥주를 내놓았다. 올해 출시된 무알콜 맥주는 기존에 출시된 수제맥주의 맥아의 깊은 맛과 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알코올만 뺐다. 하미앙와인밸리는 와이너리와 브루어리가 있는 국내 양조장으로, 5년 간의 준비 끝에 2021년 본격적으로 맥주를 생산했다.

    와인 역시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적인 와인 전시회 ‘프로바인(ProWein)’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NoLo(무알코올 및 저 알코올) 와인’ 시장을 조명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규모에서 ‘NoLo’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 중 하나로, 국제 주류연구기관 IWSR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NoLo 판매액은 220억 달러(한화 약 29조3656억원)을 초과한다.

    국내에서도 알코올을 뺀 와인이 출시됐다. 로렌츄컴퍼니의 ‘츄퍼뱅쇼 졸린가바’는 비알코올 와인이자 수면 음료다. 수면 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이 주 타깃이다. 특허 받은 레드와인 농축 가공방식을 적용해 만든 뱅쇼에 가바(GABA)를 가미했다. 가바는 뇌 속 안정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수면의 목적이 없더라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 함께 마실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건강을 생각하는 ‘헬시플레져(Healthy Pleasure)’ 열풍이 알코올을 뺀 주류 제품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1g당 7㎉를 낸다. 그러나 인체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빈 칼로리다. 따라서 술을 섭취할 경우 술만으로도 상당량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 외에 섭취하는 음식은 대체로 살이 찌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제로 마케팅’ 독 될 수도

    WHO, 인공감미료 위험 경고
    무열량·무당 현혹되지 말아야


    ◇건강 챙기려다 ‘독’ 될 수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체중을 조절하거나 비전염성 질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무설탕 감미료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설탕 대신 사용하는 감미료가 장기적으로 볼 때 체중 조절에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한 것이다.

    무설탕 감미료(NSS)는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어드밴타임, 사이클라메이크,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스테비아와 스테비아 파생물 등이 포함된다. 현재 한국 식약처에서 승인한 감미료는 총 22종으로 사카린나트륨은 300배, 수크랄로스는 600배, 아세설팜칼륨과 아스파탐은 200배 등 설탕에 비해 훨씬 높은 감미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인공감미료와 관련한 연구는 진행형이어서 WHO는 연구 참여자의 특성과 비당류감미료 사용 양상의 복잡성을 감안할 때 이번 권고는 일단 ‘잠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권고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정책 결정은 연령대별 사용 범위 등 각국의 맥락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제감미료협회(International Sweeteners Association)는 WHO의 권고에 이메일 성명을 내고 “저열량 및 무열량 감미료가 체중 조절, 치아 건강 및 당뇨 관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과학적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입증돼 왔다”며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제품 포장지에 쓰여있는 ‘제로’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제로’열풍은 탄산음료는 물론 커피·차, 스포츠음료, 주류, 과자 등 여러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식음료에서 ‘0칼로리’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열량이 100㎖당 4㎉ 미만일 때 무열량으로 표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서다. 당류가 100㎖ 혹은 100g당 0.5g 미만이면 ‘무당’으로 표시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로음료는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상품군이 된 셈”이라며 “현재 유통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과포화 상태였는데, 제로 열풍이 불면서 새로운 오션이 열리게 됐다. 당분간 이 같은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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