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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30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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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상인들 “추석 대목? 그냥 평일 같아요”

  • 기사입력 : 2023-09-26 20: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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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제사 간소화·경기 악화 등
    추석 대목에도 소비자 발길 ‘뚝’
    정부, 성수품 공급·할인 지원에도
    상인 “매출 반토막… 체감 어려워”


    “추석 대목 실감도 안 납니다…요즘 제사도 간소화되고 경기도 어렵잖아요. 그냥 평일 같아요. 평일.” “명절 차례를 많이 안 지내다 보니 예전처럼 과일도 나가지 않네요. 20년 과일 장사를 하면서 매년 어렵다고 하소연했지만, 올해 추석은 유독 힘든 것 같아요.”

    26일 오후 창원 성산구 상남시장. 추석을 목전에 앞두고 시민들 끊이지 않는 발걸음과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로 붐벼야 할 전통시장이지만, 평일과 다름없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을 만큼 적당한 인파가 모여 있었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상인들에게 과일과 생선 등 제수용 농수산물 가격을 물어본 뒤 이내 뒤돌아서거나, 과일 4~5개씩 소량으로 구매해 갔다.

    과일가게 매대에는 사과 1개에 7000원, 배 1개에 7000원 등 제수용 과일들의 가격 표지판이 눈에 띈다. 이곳 과일가게 상인은 “가격 표지판에서 2000원씩 빼면 지난해 과일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명절 과일을 사러 왔다는 김모(54)씨는 “차례상에 올릴 사과를 사러 왔는데, 작년 이맘때보다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가격이 비싸다 보니, 딱 제사에 필요한 만큼만 구매했다”고 말했다.

    26일 창원 성산구 상남시장에 위치한 과일가게 매대에 대표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가 진열되어 있다.
    26일 창원 성산구 상남시장에 위치한 과일가게 매대에 대표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가 진열되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9월호 과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사과(홍로 10㎏ 기준) 도매 가격은 2만8400원이었으나 올해는 7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배(신고배 15㎏)기준 역시 지난해 9월 3만28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뛰었다. 보고서는 “주요 과일이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 호우 등이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경작지가 감소해 생산량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추석 성수품 물가 동향’ 합동 브리핑을 열어 20개 추석 성수품 소비자가격(17~22일 평균 가격)이 지난해 추석 전 3주간 평균 가격보다 6.3%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지난달 31일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 정책에 따라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정부에서는 20대 성수품 가격이 전년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실제 현장에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추석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1년 대비 6%대의 고물가였기 때문에 단순하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말해 뭐합니까. 상황이 정말 좋지 않습니다. 평년 추석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 이상 줄었어요.”

    상남시장 상인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추석 대목 매출이 줄었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이유로는 ‘명절 차례상 간소화’와 ‘체감 경기 악화’를 주로 꼽았다.

    상남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신창규(53)씨는 “올해 냉해와 장마 등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과일 가격이 올랐다”며 “전체적인 경기도 어려운 까닭에 소비자들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실속 위주의 소비를 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가게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만큼 명절 차례도 많이 안 지내다 보니 예전 같으면 한 박스씩 사서 친척, 이웃간에 나눠먹던 과일을 지금은 한 봉지씩 정도만 사 간다”고 상황을 전했다.

    상남시장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양모(64)씨는 “평년 추석 대목 매출과 비교하면 2분의 1, 지난해와 비교하면 3분의 2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며 “제사를 안 지내거나 간소화되다 보니 소비 역시 줄어든 것 같다. 추석 대목을 전혀 실감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글·사진= 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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