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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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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또 오르면 소상공인 어떻게 버티나”

도내 소상공인 목소리 들어보니

  • 기사입력 : 2023-05-29 2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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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가스요금, 재료비 모두 올라
    인건비 아끼려 알바 없이 일하기도
    이대로라면 장사 접어야 할 판”

    전국 17개 소상공인협 광역지회장
    노동부 앞서 최저임금 동결 회견
    “영세 업종부터 차등 적용”도 요구


    “체감상 경기는 너무나도 위축돼 있고 직원 월급, 여름 냉방철 전기료 등 나가야 할 돈은 갈수록 많아지는데,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면 저희 소상공인들은 어떻게 버텨야 하나요. 정말 막막할 따름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 대비 고공행진하는 고정비로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 속에서 이달 전기·가스요금까지 오르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마저 오르면 소상공인들은 더는 상승분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 지회장단은 지난 25일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경상남도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전국 지회장단은 지난 25일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경상남도소상공인연합회/

    대체공휴일인 29일 오후. 양산 물금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28)씨는 밀려오는 손님에 혼자서 주문량을 쳐내느라 정신이 없다. 한동안 울리던 전화벨 소리는 받는 이 없이 끊긴 지 오래다.

    가게 운영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일주일 중 가장 손님이 적은 월요일에는 아르바이트생 없이 카페를 운영해 온 이씨는 “지금도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아르바이트를 쓰지 않는 마당에 내년에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면 아르바이트생을 쓰기는 더욱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오른 전기·가스요금에 이씨의 근심은 더 깊다. 정부는 지난 15일 전기요금을 ㎾h당 8원, 도시가스요금 MJ당 1.04원 인상했다. 그는 “태양광이랑 전기를 같이 사용하는 데도 이번 달 전기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10만원가량 많이 나왔다. 곧 여름 냉방철인데, 전기요금이 얼마나 더 나올지 두렵다”며 “버는 돈은 한정돼 있는데, 재룟값, 인건비, 공공요금 등 내야 할 돈은 늘어간다. 지난해 1000원이 남았다면 올해는 500원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장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소상공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한 지 올해로 4년째인 최모씨는 “하루종일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의 특성상 전기료와 인건비 상승은 경영에 직격탄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경남을 비롯한 전국 17개 소상공인연합회 광역지회 회장들은 지난 25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내년 최저임금 동결과 차등적용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노동계는 2024년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책정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20조, 이 중 70% 이상이 다중채무일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다“며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나홀로라도 운영해 버텨온 소상공인도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수라며 최저임금 미만 비율이 높은 업종부터라도 먼저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신영철 경상남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에는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정한다”면서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것이 차등적용의 근거다”고 전했다.

    또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의 최대 이슈가 최저임금 결정사안이다”며 “만약 노동계에서 제시한 1만원을 넘길 경우, 소상공인들에겐 자멸할 수밖에 없는 직격탄으로 돌아오기에 우리 소상공인들은 더욱 절박하게 외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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