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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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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갈등 키우는 ‘MZ세대론’- 김정수(창원국가산단 홍보협의회 회장)

  • 기사입력 : 2023-05-23 19: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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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국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MZ세대’. 1981~1995년생인 밀레니얼 세대(M세대)와 1996~2010년생인 Z세대를 묶어 부르는 한국의 신조어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이들을 주제로 다룬 언론사의 기사가 쏟아진다. 정치권도 기업도 온통 MZ세대 코드 맞추기에 분주하다. 그야말로 ‘MZ세대론’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다. 대학 학번제를 빌린다면 까마득한 00학번과 29학번을 동일 세대로 취급하는 것이니 말이다. 현실에서는 과장·팀장급 직장인부터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그 범위가 넓어도 너무 넓다. 어느 때보다 사회변화 속도가 빠른 요즘. 무려 30년 세월을 한 그룹으로 묶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이다. 미디어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 놓은 MZ세대는 대부분 좋지 않은 이미지가 부각된다. ‘맑은 눈의 광인’, ‘조용한 사직’, ‘통화 기피증’ 등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조롱의 대상으로 표현되곤 한다. 일부 기성세대들도 MZ세대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부족한 것 없는 환경에서 자라 자기중심적이고, 눈앞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열정이 부족하다’며 쉽게 낙인찍어 버리곤 한다. 이렇듯 일부 특징으로 한 세대를 정의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세대 간 갈등의 위험을 부추길 우려도 안고 있다. 사회학자 필립 코헨은 “출생연도별로 모든 사람을 한데 모으는 것은 사회변화의 복잡성을 놓치며, 고정관념을 주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전 세대 가운데 가장 높은 우울증 비율을 보인다고 한다. 여기에 주거 불평등과 같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MZ세대론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부분은 외면한 채 젊은 세대를 단순한 특징으로 정의하는 것에서 논의가 끝나버린다는 점이다. X, Y, MZ, A(알파) 등 알파벳 붙이기에 재미를 붙일 게 아니라 사회 구조를 조금 더 깊고 면밀하게 들여다봤으면 한다. 세대론 너머 존재하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길 희망한다.

    김정수(창원국가산단 홍보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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