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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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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나트륨의 섭취

윤성한(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 기사입력 : 2023-05-22 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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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 염분 섭취는 혈압상승,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장과 신장 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높이고, 위암, 골다공증, 천식, 비만 발병률 또한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염분섭취의 제한이 필요하며,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지만 실상 잘 지켜지지 않는 생활 습관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에 따르면 일반인의 경우 나트륨을 하루 2g(소금 5g, 1티스푼)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으나, 실제로 한국인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8g(소금 12g)으로 권장량의 약 2.5배를 섭취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제기준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많은 편이다.

    나트륨은 세포 외액의 삼투압, 산성도 조절에 관여하고, 신경의 자극 전달 및 체액의 저장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전해질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기능을 하는 신장은 체내에 나트륨이 과다하면 배설하고, 부족하면 재흡수하여 정상 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그러나 특정 질환이나 원인에 의해 체내 나트륨 함량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저나트륨혈증이나 고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저나트륨혈증은 혈중 나트륨 농도가 135mEq/L이하인 경우로 보통 금식이나 구토, 설사 등에 의해서 나트륨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이뇨제 사용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뇌세포 부종 등이 원인이 돼 의식저하나 두통, 구역, 권태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되며, 심한 경우 발작과 혼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염분 보충이 치료의 주가 되며, 저나트륨혈증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여 제거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 데에 중요하다.

    고나트륨혈증은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5mEq/L를 초과하는 경우로 체수분의 부족이나 신장을 통한 배설의 장애 혹은 과다한 소금 섭취가 원인이다. 증상은 뇌세포의 위축이 원인이 돼 의식의 변화, 쇠약, 혼수, 발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포도당 수액 등 저장성 수액으로 천천히 교정해야 하는데, 너무 급격히 회복하면 뇌세포의 부종을 야기할 수 있어 발작이나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저나트륨 또는 고나트륨혈증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부종을 유발하게 된다. 물론 앞서 말했듯 체내에 과도하게 들어온 염분은 신장에서 수분과 함께 배설하게 되지만 배설하는 농도에도 한계가 있다. 과다한 염분을 모두 배설하지 못한 경우에는 삼투압 증가로 인해 세포 내 수분이 혈관으로 들어가며 혈압 상승을 일으키고, 혈액 내 삼투압 농도 유지를 위해 세포 외액으로 빠져나갈 때 수분을 함께 끌고 가서 다리 혹은 전신 부종을 유발한다. 특히 신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신장을 통한 염분의 배설 능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염분을 적게 섭취하더라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면 무조건 싱겁게 먹으면 만사 OK일까? 다수의 논문에서 하루 나트륨 섭취량으로 3~6g(소금 7.5~15g)이 가장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나트륨혈증에 의한 증상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배설 부족에 의한 염분 축적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반인보다 적은 나트륨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신부전 환자에서 신기능 저하의 주요 원인인 단백뇨의 감소에도 도움이 되며, 혈압 상승을 막아 고혈압에 의한 신기능 악화의 억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과도한 체액의 축적으로 인한 심장부전 및 호흡곤란의 위험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적극적인 염분 섭취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윤성한(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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