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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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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호황에도 첫 무역적자…그 뒤엔 ‘춤추는 공급망’

전기차 급성장에 배터리 완제품 수입↑…韓기업 해외진출 따른 K-배터리 역수입
국산차에 中 CATL 배터리 탑재 확대도
“부가가치 높은 양극재·음극재 등 수출 증가 주목해야”

  • 기사입력 : 2023-05-21 1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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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 속에서 K-배터리 3사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뜻밖에 우리나라의 이차전치 무역수지는 올해 처음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흑자 상품으로 인식되던 이차전지에서 적자가 난 배경에는 새 통상 환경에 대응한 한국 배터리 업계의 공격적인 해외 투자와 국내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 성장으로 인한 차량용 배터리 수요 급증 등 시장의 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21일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리튬이온축전지'(HS 6단위 기준)로 분류되는 이차전지의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5억달러, 29억8천만달러로, 4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해당 품목에서 적자가 난 것은 관련 품목 통계가 있는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차전지 흑자 규모는 2012년 16억달러에서 2019년 34억3천만달러까지 증가해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하는 추세에도 2022년 16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냈는데, 올해 들어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한국의 완제품 배터리 수출이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완제품 배터리 수입 속도가 이보다 더 빨리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1∼4월 이차전지 수입 증가율은 104.8%로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 19.4%를 압도했다.

    이런 변화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국제 공급망 질서의 변화에 대응해 해외 생산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우선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이노베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업체들이 해외 배터리 완제품 공장을 늘려 그만큼 '한국산' 배터리의 수출 증가율은 둔화하는 반면,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K-배터리의 '역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최근 급증하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배터리 수입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 중 상당 부분은 한국 업체의 제품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테슬라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SK온 역시 중국 창저우·후이저우·옌청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1∼4월 이차전지 수입액 29억8천만달러 중 중국에서의 수입액이 28억3천만달러로 약 95%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수입되는 이차전지 물량 중 과반은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 고객사에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 제품의 국내 자동차 적용이 늘어나는 것도 부분적으로 배터리 완제품 수입 급증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 기아 EV6를 시작으로 CATL 배터리 탑재 차종을 코나, 니로 등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배터리 완제품 수지가 적자로 바뀌었지만,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수출이 급증하는 등 한국이 공급망 변화 속에서 부가가치 창출 기회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부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출은 지난 4월 13억3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5.3%나 급증했다.

    예전보다 배터리 완제품 수출이 주춤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형태만 바뀌었을 뿐 배터리 산업이 한국의 수출에 기여하는 부분은 여전히 크다는 얘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빠른 변화 속에서 완제품 배터리 수지가 일시 적자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중장기로 봤을 때 우리 배터리 산업의 성장성은 매우 강하다"며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양극재와 음극재 등 소재의 뚜렷한 수출 증가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유럽이나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상당수 장비나 부품은 국내에서 수출되는 구조여서 해외 투자 역시 새로운 형태로 수출에 기여한다"며 "중국과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해외 공장 건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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