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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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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간호사 되기- 이민주 (영산대 간호학과 조교수)

  • 기사입력 : 2023-05-17 21: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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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학과는 취업이 보장되기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전공에 대한 본인의 선호가 없는 경우 주변의 권유로 간호학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학생 상담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높은 취업률과 주변 권유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답한다.

    간호학과에 입학하면 교양과 전공 이론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습 교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특히 3, 4학년은 16주인 한 학기 동안 이론수업과 임상실습을 병행해야 하므로 더블 수업(일주일에 두 주의 이론 수업 진행) 주간이 있어 타 전공에 비해 간호학과 학생들의 학업 강도와 스트레스는 높은 편이다. 필자도 대학 시절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고3 생활을 왜 계속하고 있냐고 장난 가득한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간호대학생들의 실습도 만만치 않다. 교내실습에서는 핵심간호술 20여 개의 프로토콜을 외우고 모형에 직접 적용하는 것을 반복 연습하여 술기를 몸에 붙여 나간다. 총 22학점 이상 이수해야 하는 임상실습은 학생간호사로 환자 간호를 관찰하고 간호사들의 지도하에 부분적으로 간호활동을 경험하는 고된 과정이다. 그리고 최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뮬레이션 실습은 병원과 유사한 모의 환경에서 간호사가 되어 인간모형 시뮬레이터에 직접 간호를 수행하여 학생들의 간호 숙련도를 향상시킨다. 간호대학들은 간호학생들이 전문직 간호사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기술·태도를 함양시키기 위해 정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교과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한다. 간호대 교수들은 학생들이 전 과정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도하는데, 성장해 가는 학생들을 보면 참 대견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 신규간호사가 되고도 더 힘들어하며 이직 또는 퇴사하는 간호사가 많다는 것이다. 나도 그 현실을 경험하였기에 힘내라는 말만 하기에 안쓰럽고 미안하다. 우리나라는 간호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간호대 신설과 정원 증원을 꾸준히 진행하였다. 지난 10년간 증가한 정원의 규모는 1만명 이상이며 정부는 내년에도 간호대 정원을 700명 늘린다고 발표하였다. 사랑하는 나의 후배, 나의 제자들을 응원하며 간호 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이민주 (영산대 간호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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