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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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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말은 제주로, 사람은 지역으로 - 챨리 윤 (창원문화기획단 뻔한창원 대표)

  • 기사입력 : 2023-05-15 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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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서울은 아메리칸 드림처럼 기회의 땅이고, 또 사람은 넓은 물에서 놀아야 성장하기에 너도나도 서울로 향했었다. 실제로 전국 인구의 절반이 서울과 경기도권에 사는 만큼 일자리나 교육 환경, 문화예술 인프라, 유행, 정보 등 여러 영역에서 지역보다 서울이 우세했다. 특히 청년에게 일자리의 질적 문제나 다양성 부분에서 서울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말은 제주로, 사람은 지역으로’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기 시작하더니 실제로 주변에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다시 내려온 청년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다시 지역으로 내려온 이유는 다양했다. 우선 ‘일일 교통권’과 같은 교통의 발달이나 ‘유튜브’와 같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굳이 살지 않아도 수도권과 연결될 수 있게 됐다. 또한 집값이나 물가, 교통 체증, 대기 오염 등을 고려하면 되레 지역의 삶의 질이 더 높아졌다. 특히 IT, 디자인, 영상, 문화예술 종사자나 창업가, 로컬크리에이터에게는 지역이 매력적인 기회로 다가왔다. 예를 들어, 창원 소리단길을 만들어 가는 ‘디벨로펀’은 본래 서울 이태원과 익선동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했지만, 더 큰 기회를 위해 고향인 창원으로 돌아왔다. 또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퓨월드’는 경남에서 창업해 지역 관광, 로컬콘텐츠, 경남 문화예술 등과 많은 협업을 이뤄내고 있다. 그 밖에도 거창에서 농업을 콘텐츠로 지방·인구 소멸을 해결하고자 하는 ‘될농’, 하동에서 IT와 디자인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른 파도’ 등도 지역에서 기회를 찾아 성장하고 있다.

    예전에 말이 제주로 모이고 사람이 서울로 향했던 이유는 ‘환경’이다. 그리고 현재 그 환경이 변하며 사람이 다시 지역으로 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돌아오게 한 환경은 시대와 기술의 변화 때문이지 경남의 변화는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경남이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제도적 정책적 지원은 물론 지역의 청년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경남은 변화해야 한다.

    챨리 윤 (창원문화기획단 뻔한창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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