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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승수효과와 고향사랑기부제- 이강서(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23-02-23 19: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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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학에서 ‘승수(乘數)효과’란 정부가 지출을 늘릴 경우 지출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요가 창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어떤 기업으로부터 1억원어치의 재화를 구입하면 그 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한다. 근로자는 증가된 소득의 일부로 다른 기업들이 생산하는 재화를 소비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기업의 근로자도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도 하게 된다. 이런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정부가 처음 지출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이를 승수효과라고 부른다.

    올해 1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됐다. 고향 발전을 위해 연간 10만원을 기부한다면 30% 이내 금액에 해당하는 3만원 상당의 답례품과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10만원을 기부하고 13만원 상당액을 돌려받는 구조이다. 이렇게 모금된 기부금은 사회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육성·보호 등 주민 복리 증진이 필요한 사업에만 사용된다. 기부와 세금감면이라는 조합을 통해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지역을 돕는다는 취지로 지방재정을 보완해 지역 간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언론 기사를 보면 신태용 축구감독, 프리미어 리그의 손흥민 선수, 배구선수 김연경 등 여러 분야의 스포츠 선수들과 BTS의 제이홉을 비롯한 유명연예인, 사회 저명인사의 고향사랑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500만원을 기부하는 고액 기부자들도 많아서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 만에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부자에게 보내 줄 답례품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축·수·임산물, 지자체만의 맞춤형 답례품, 로컬푸드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특이한 답례품으로 충북 괴산군은 한식이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자손들이 조상 묘를 벌초하는 것에 착안해 벌초대행서비스 이용권을 답례품으로 선정해 호응을 얻고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이 지역 내에서 생산되거나 서비스되는 답례품으로 제공되면 답례품 생산자의 소득이 증가하고 기부금이 지역 내에서 사용된다면 그 액수에 비례해 지역민의 소득이 증가하고 결국에는 소비까지 증가하는 승수효과가 발휘될 것이다. 지방재정을 보완하려는 기본 취지에 더해 지역 내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제도가 잘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지자체에서는 기부자가 지속적으로 고향과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소중한 기부금을 잘 활용하여 지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역소멸의 위기도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부자는 도움을 주면서 또 한번 고향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와 지역민 모두에게 충분히 승수효과를 낼 수 있는 제도이다.

    이강서(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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