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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향사랑기부금, 활용방안 홍보에 초점을- 강용범(경남도의회 부의장)

  • 기사입력 : 2023-02-21 19: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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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지난 고도성장기 동안 압축성장을 위해 효율성에 초점을 둔 경제·공간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과 비수도권의 침체로 치유하기 힘든 극심한 불균형발전의 문제를 안게 되었다. 지방 중소도시의 젊은층은 더 좋은 교육기회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와 수도권으로 유출되어 지방도시는 쇠퇴 일로이다.

    그 결과 작금의 지방소멸위기가 지역문제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89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되어 소멸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경남도 18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소멸위기의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더 심화되고 확대될 것이라 심히 우려된다.

    그래서 전국 어디서나 살고 싶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 추진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궁여지책의 방안이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이다. 이것은 소멸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지역을 위해 기부자는 주소지 이외의 자치단체에 1인당 연간 500만원 이하를 기부할 수 있고,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기부액의 30% 이내 범위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은 답례품을 앞세운 홍보를 하면서 맹목적인 기부금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현재 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금의 홍보·유치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는 인구가 계속 떠나 줄고 지역이 쇠퇴하면서 소멸위기의 기로에 있는 “지역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족한 재정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작 기부자들은 기부금을 끌어오기 위해 지자체가 내놓은 홍보용 답례품 때문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내놓은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사업을 보고 기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즉, 어떤 지역과제를 위해 기부금을 모으고 있고, 내가 낸 기부금이 무엇에 사용되는지에 대해 공감해서 기부하게 해야 한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 없이 무턱대고 기부금 유치 경쟁을 하는 방식은 제도의 취지와 괴리가 있다.

    왜 기부금을 받고자 하는지, 받은 기부금을 어떤 사업에 사용할 것인지의 정책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다. 일단 기부금을 유치해 재정을 확대하는 데만 함몰되어 기부금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부자가 왜 특정지역을 위해 기부해야 하는지의 ‘공동가치’에 공감해 기부의 마음을 움직여 기부하게 해야 한다.

    강용범(경남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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