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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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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명절의 의미- 김용만(김해 금곡고 교사)

  • 기사입력 : 2023-01-30 19: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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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에도 명절은 찾아왔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설날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날입니다. 세뱃돈을 받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집안 어른들 뵙고 사촌 형, 동생들을 만나는 것도 신났지만 절만 하면 돈이 생긴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1000원씩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엔 물가가 낮았으니 적었던 돈이 아니었습니다. 청소년이 되어 1만원씩 받았을 때 ‘우와! 만원이다.’며 놀랬던 기억도 납니다. 어느 새 시간이 흘러 제가 세뱃돈을 주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부모님들께 새해 인사드리고 용돈도 챙겨 드립니다. 부모님들은 그 돈을 손주들 세뱃돈으로 다시 주십니다. 예전처럼 과한 제사를 지내지 않습니다.

    설날에 모이면 좋은 곳으로 마실 나가고 식사 같이 하며 명절을 힘들게 보내지 말자고, 안그래도 자주 못 만나는 가족들인데 명절만큼은 즐겁게 보자고 합니다. 풍습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번 명절에 많은 집안 어른들을 뵈었습니다.

    사촌 누님께서 저의 어렸을 때 일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내가 니 어렸을 때 업고 놀이터 가서 그네 태우다가 니가 떨어져서 니 머리 다칠까봐 급히 내려가지고 무릎에 상처가 났다 아이가. 지금도 있다. 이 봐라.” “와! 저는 기억이 전혀 안나는데 누나가 지금 말씀해 주시니 참 좋네요. 제가 어렸을 때 예뻤나봐요?” “지금도 얼굴에 조금 남아있다. 니 참 예뻤다.” 옆에 계시던 저희 어머님, 최 여사님께서 흐뭇하게 웃으셨습니다.

    누나와의 대화가 즐거웠습니다. 같이 나이들어 이젠 미래보다 과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편안해 졌습니다. 나의 일보단 자식들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가 되었습니다. 다들 뭐가 그리 바쁜지 평소 거의 못 만나서 한 번씩 만나는 명절이 귀합니다. 예전엔 세뱃돈 때문에 기다렸다면 이젠 만남이 그리워서 기다려집니다.

    명절은 가족들이 모여 훈훈한 이야기로 위로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독자 분들도 2023년에도 따뜻한 일로 건강한 한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용만(김해 금곡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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