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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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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트렌드] 명절 新풍속도

달라져서 설레는 날

  • 기사입력 : 2023-01-19 21: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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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이 다가오면 온라인 커뮤니티엔 며느리들의 ‘곡소리’가 울려퍼진다. 전 부치기, 설거지 등으로 ‘명절 노동’ 걱정이 크다는 이야기가 대다수다. 주부들이 명절을 맞아 가사에 대한 부담감과 피로감을 느끼는 ‘명절증후군’은 특정 질환이 아닌 만큼 약도 없다. 여기에 ‘취업’과 ‘결혼’을 걱정(또는 잔소리)해주는 친척들 역시 만만찮은 스트레스 유발자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명절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설을 맞아 명절 신(新) 풍속도에 대해 알아본다.

    ◇차례상도 간소화= 창원시 성산구에 사는 김은미씨는 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간편식으로 구매할 예정이다. 은미씨는 “코로나 때 거리두기로 큰집과 분리하면서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게 됐다”며 “요즘엔 밀키트나 온라인 ‘전 세트’가 잘 나와서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명절 차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간편 제수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로 데우거나 프라이팬에 살짝 굽기만 하면 돼서 편리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직접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설 음식도 간편식으로./연합뉴스/
    설 음식도 간편식으로./연합뉴스/

    여기에 고물가 여파도 한몫 한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이번 설 명절의 부담감과 준비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자사 회원 8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간소화할 것’이라는 답변은 66.7%였다. ‘간소화 없이 차례 음식을 직접 다 만들 것’이라는 응답자는 28.7%,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4.6%였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간편식이나 밀키트를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6%는 ‘간편식 또는 밀키트 제품으로만 차릴 것’이라고 했고, 응답자의 46.7%는 ‘직접 만들고 간편식·밀키트도 일부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음식 가짓수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0.4%였다.

    간소화 이유(중복응답)로는 △가사노동 부담을 덜기 위해서(47.6%)가 가장 많았으며 △고물가 영향으로 재료비 부담(44%) △직접 만드는 것보다 빠르고 효율적(37.6%) 등이 있었다. 실제로 이마트몰 어플을 활용해 판매 중인 간편식과 델리 상품들로 계산해봤다. 떡국(1880원)과 사골육수(3080원), 떡갈비(6880원), 잡채(7980원), 나물 3종(9400원), 녹두빈대전(8262원), 고기완자전(6783원), 동태전(8980원) 등 시판제품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보니 6만225원으로 배송비 3000원을을 더해도 총 6만7225원으로 다양한 설 음식 준비가 가능했다.

    ◇귀성 대신 ‘알바’= 설 연휴에 ‘단기 알바’를 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연일 상승하는 데다 고금리에 주식·코인 시장마저 파란색 그래프를 보이자 지출을 줄이고 생활비를 벌겠다는 심산이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박준호씨는 올해 설에 본가인 창원에 내려가는 대신 동네 마트에서 상품 판매·판촉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준호씨는 “오가는 교통비를 아껴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고 아르바이트비는 대출이자에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업 전엔 직장을 언제 구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 결혼 계획을 물어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20~30대 1436명을 대상으로 설날 연휴 계획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계획 중이라는 응답이 55.8%로 나타났다. 명절에 휴식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에 대해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가 응답률 63.8%(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명절에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30.0%)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 위해(13.2%)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11.1%) 순이었다. 명절 단기알바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배달 라이더 등 노동 시간이 자유로운 일자리뿐 아니라 펫시터나 ‘전 부치기’ 등 이색 알바도 생겨났다.

    ◇세뱃돈도 새롭게= 정초에 웃어른께 인사로 절을 하면 덕담과 함께 건네는 세뱃돈 역시 간편함이 대세다. 카카오페이는 받는 이의 계좌를 몰라도 카카오톡 대화상대로 등록돼 있으면 송금을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세뱃돈 보내기’를 실행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최대 10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설날 메시지카드’를 선택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세뱃돈 복과 함께’ △‘널 위한 세뱃돈’ 등 신년 인사도 전달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편리하게 용돈을 주고 받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세뱃돈 간편이체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설날 메시지카드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해 모두에게 풍성한 설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국내에만 20여 가지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어서 이를 통해 간단히 세뱃돈을 보낼 수 있다.


    돈 대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도 떠오르고 있다. ‘조카 부자’인 강지윤(38)씨는 “고등학생 2명, 중학생 1명, 초등학생 2명, 유치원생 1명 등 조카가 6명이다. 세뱃돈으로 1만원씩 주자니 너무 적은 것 같고, 5만원권을 한장씩 주자니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금액대가 다양한 기프트카드로 선물할 생각이다. 신권으로 교환하지 않아도 되니 수고로움도 덜었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스타벅스 카드 판매 비중을 분석한 결과, 선물 거래가 가장 많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제외하고 설날이 있는 달(2021년 2월, 2022년 1월) 스타벅스 리워드 카드 구매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인지 올리브영, 메드포갈릭, 투썸플레이스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브랜드에서 기프트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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