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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금 밟으면 죽는데이- 하재갑(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지부장)

  • 기사입력 : 2023-01-04 1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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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청춘, 마약, 착한 등의 이름이 붙은 식당이나 업체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레트로한 느낌의 인테리어로 눈길을 끌기도 하고 힙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상호의 느낌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단어로 얕은 콘텐츠나 실력을 덧칠한다는 느낌이어서 왠지 모를 젊은 세대의 영혼을 갈아 만든 듯 한 기분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청년과 관련한 이야기로, 소위 방으로 일컬어지는 부동산플랫폼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이 방 어플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2011년에 설립돼 10년을 넘긴 중견기업이며 설립과 함께 외국자본인 골드만삭스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유명한 회사이다. 주로 청년층의 원룸 임대차가 주가 되는 사업이었고 중개업계의 광고비로 급성장했으며 공격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관련 기업 1위 업체가 됐다.

    이때만 해도 단순히 중개 플랫폼 사업과 부동산 검색서비스 등의 업역에 국한됐지만 20~30대 청년 중개사로 한정된 비대면 프롬테크 사업으로 직접 중개업에 진출하게 됐다. 사업 초기에는 청년, 청춘, 착한이라는 신선하고 스마트한 단어들로 뭔가 진취적인 이미지를 심어줘 많은 젊은이들이 사업에 뛰어들고 소비자들도 많은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 전체 매출의 100분의 1도 확보하지 못해 현재 사업자가 가져가는 수수료율을 계속 인상해 현재는 70%까지 인상, 등록된 청년 개업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들이 여전히 청년의 선한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자본이 골목상권으로 지칭되는 중개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현재 임의 단체인 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 단체화해 대국민 공익성 강화와 회원에 대한 자체 감독권 등을 주는 법안으로 이를 이 플랫폼사업자는 극렬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사업자의 대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반값중개 서비스’ 전술을 내놓고 있다. 당장 의뢰인들은 중개보수가 반값이라면 환영할 일이긴 하지만 소속된 청년 중개사들이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

    지금 협회가 기득권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저들의 실상은 거대자본을 등에 지고 업계를 먹어 삼키려고 하는 문어발 기업일 뿐이다. 협회는 회원들이 모인 비영리단체일 뿐이고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회원의 권익을 위해 존재할 뿐 영리를 추구하는 저들과는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

    우리 협회는 임의 단체인 사단법인이지만 국민을 위한 일들은 멈추지 않았다. 30여년 동안 저소득층에 대한 무료중개서비스, 생활법률상담, 각종 봉사활동을 이어왔으며 국가사무인 부동산거래신고의 주체로서 아무 대가없이 업무를 수행해 왔다. 또한 기간마다 도래하는 법정 연수교육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고 거래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교육 사업을 회원에게 경상남도와 시군구의 지원 하에 수행했다.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주는 교훈이 있다. 그것은 “금 밟으면 죽는다”는 것이다. 상생을 꿈꾼다면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하재갑(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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