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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등급 이하 고3 학생은 영원한 루저인가- 이민주(경상국립대 교육대학원윤리전공 석사과정 )

  • 기사입력 : 2022-12-06 1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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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다시 입시철이 다가왔다. 치열한 입시현장에서 소위 명문대에 몇 명이 합격했는지, 의학계열의 학과에 몇 명이 합격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5등급 이하 학생들이 어떤 대학에 갈 것인지 그들의 향후 인생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국의 정치철학자이자 평생 정의의 문제만을 탐구한 하버드대학교의 존 롤즈는 불평등이 허용될 수 있는 요건을 기회균등의 원칙과 차등원칙이 허용될 때에 국한했다. 이는 기회균등과 각종 선택지 중에서 최소 수혜자가 가장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3 학교 현장은 5등급 이하 고3 학생들이 목하 맞이하게 될 불평등을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적 루저로 치부해버리는 형국이다.

    교내 교과 행사의 시상이나 상품, 학생부 세부특기사항 입력 등 입시에 유리한 수단은 거의 상위권 학생들이 휩쓸어 간다. 이러한 문제는 상위권 학생들의 능력도 작용하지만 교사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현재의 고등학교 3학년 교육은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이 지금은 당장 대학에 갈 수 없을지라도 언젠가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학에 관심이 없고 깨달음이 늦어서 고등학교 이후에 공부를 잘 하게 될 경우 등 다양한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을 단지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하나의 중요한 교육의 동반자이자 진정한 수혜자로 여기기 위해, 현행 고3 교육은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상위권 학생들에게 맞춰져 있는 초점을 하위권 학생까지 넓혀 중하위권 학생들의 진로를 책임질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단지 몇 가지 인지적 요소를 더 많이 안다고 하는 점만으로 등수를 매기는 평가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셋째, 4년제 정규 대학이 아니더라도 사이버 대학, 전문대 등 다양한 진학의 방법을 고려해서 학생들의 적성과 복합적인 역량을 고려해 진학지도를 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당장 대학을 진학하지 않아도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 임원 ‘양향자’ 현 국회의원이 그렇고, KBS ‘성공시대’에도 소개된 바 있는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에 본사를 둔 주얼리 기업 NADRI 최영태 회장도 그렇다. 그는 현재 미국 캐나다 등 최고급 백화점 3700여 곳에서 자체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시골에서 자랐지만 지도를 보며 글로벌 기업가를 꿈꿔왔다”면서 “일류 대학을 못 나와서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3류 인생을 살게 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야말로 최고의 대학이다”고 했다.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결코 영원한 루저가 아니다. 더 많은 인재를 찾아내고,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키워줄 수 있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혁신이 기대된다. 동시에 고3 학생들, 인생의 주인공이 스스로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민주(경상국립대 교육대학원윤리전공 석사과정 )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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