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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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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나는 뚜벅이다- 황숙자(김해시 노인장애인과장)

  • 기사입력 : 2022-11-14 19: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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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차를 이용하면 1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여유 있게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되는 출퇴근 거리를 걸어 다닌다. 차를 집에 주차해놓고 걸어 다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운동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생활 속 운동이다. 아이들도 장성해서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빈 둥지 부부라 바쁘게 아침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시골에서 자란 부지런한 농부의 딸이라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일찍 잠에서 깨 아침 시간이 여유롭다.

    두 번째는 자연환경을 즐기기 위해서다. 유독 하늘을 좋아하는 편이라 매일 다른 구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봉황동 유적지 인근에 살고 있어 봉황대 언덕을 넘으며 피고 지는 꽃들을 본다. 계절 따라 변화하는 나무들의 모습도 감상하고 마을로 내려와서는 이 골목 저 골목 주택지 방향을 바꿔 걸어가며 골목 풍경도 감상한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옥상 빨랫줄에 대롱거리며 말리는 생선을 보면서 어릴 적 추억도 떠올리기도 한다. 어느 골목에선 하얀 자두꽃이 피었다가 며칠 뒤에 작은 자두가 앙증스럽게 열리기도 한다. 내 것이 아니지만 그저 즐길 수 있는 눈요기 감들이 많다. 세 번째는 유용한 시간 활용이다, 회의나 행사가 있는 날은 챙겨야 할 것들이 없는지 걸으면서 점검하지만 평상시에는 작은 수첩에 마음에 드는 시를 적어 외우며 낭송 연습을 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위 세 가지 이유로 나는 선택적 뚜벅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해시가 올해 3월부터 추진 중인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3안타’ 운동(가까운 거리 승용차 안 타기, 5층 이하 엘리베이터 안 타기, 일회성 유행 안 타기)에 동참하게 되어 탄소중립까지 실천하고 있다.

    다행히 더위를 많이 타지 않아 한여름에도 양산 쓰고 천천히 걸으면 땀도 별로 나지 않는다. 한겨울에는 보온이 잘되는 외투가 많아 장갑 끼고 걸으면 추위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아침 찬바람에도 바바리코트에 스카프를 매고 따뜻하게 무장을 했다.

    그리고 언덕을 넘어 느리게 뚜벅거리며 출근했다. 걸어서 30분 이내 거리에 직장을 두고 사는 것도 행운이다.

    황숙자(김해시 노인장애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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