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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파리에서 마산으로 돌아온 문신선생- 최형두(국회의원(국민의힘, 창원 마산합포구))

  • 기사입력 : 2022-11-13 19: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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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국회에서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가 지난주 열렸다.

    충격과 슬픔 속의 국가애도 주간이라 주요 인사 초청 개막식은 취소해야 했다. 성대한 개막식 없이 시작된 특별전이지만 우리 도시가 낳은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는 차질이 없었다.

    11월 국회는 예산 심사철을 맞아 모든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공직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과 수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숱한 세미나와 토론회 참석자들이 문신 특별전을 보았다. 창원특례시, 창원문화재단, 문신선생100주년기념사업운영위, 숙명여대 문신미술관이 함께 준비한 전시회 구성도 호평을 받았다. 관람객들은 1992년 프랑스 정부가 영국의 헨리 무어, 미국의 알렉산더 칼더와 함께 세계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문신 선생을 초청했다는 사실부터 놀라워했다. 파리에서 열린 세계 3대 거장전에는 헨리 무어를 응원하기 위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참석했다. 그런 문신 선생이 프랑스 정부의 귀화 요청을 뿌리치고 서울도 아닌 마산으로 와서 “예술의 기본은 지방에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유럽에서 프랑스 대표 작가로 여생을 보냈다면 부와 명예를 누렸겠지만, 문신 선생은 마산의 추산 언덕으로 돌아왔다.

    최근 출향 인사들이나 외지인들이 마산을 방문하면 문신 미술관부터 찾는다. 서울 덕수궁 현대미술관 문신 탄생 100주년 특별전, 국회 전시회, 언론 보도 덕분에 이제는 마산, 창원특례시 하면 문신미술관을 떠올리는 효과도 생겼다. 지난 2년여간 창원특례시가 추진해온 해양신도시 현대미술관 계획에도 더욱 힘이 붙을 것이다.

    우리 도시는 미술관으로 비로소 이름을 얻기 시작했지만, 강원도 양구군은 오래 전부터 박수근 미술관 덕분에 유명해졌다. 6·25 전쟁 때 전투 현장이었던 인구 2만여명 양구군에 한 해 10만 명 가까운 미술관 방문객이 찾는다. 이건희 컬렉션 중 박수근의 작품이 작가의 고향 양구 군립미술관에 기증된 이후 일어난 변화다. 미술관 도시는 웅장한 미술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거장과 대가의 고향이라는 점이 큰 배경이 된다.

    도시가 유명해지려면 역사와 전통이 중요하다. 3·15 의거, 수출자유지역, 창원기계공단, 부마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민주화 산업화 요람’ 브랜드에 이어 1950년 북한군의 6·25 남침 이후 유엔군 깃발 아래 첫 반격에 성공하며 임시수도 부산 함락을 막아낸 마산방어전투, 진동리 전첩이 내년 정전협정 70주년,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각광받을 전망이다.

    김성은 부대의 진동리 전첩 기념행사를 수십 년째 묵묵히 이어온 해병대전우회, 당시 미25사단 전사기록을 찾아내고 세상에 알린 마산 의사 배대균 원장과 마산만 방어전투기념사업회, 그리고 서북산 일대의 미군 유해 발굴에 애써온 시민들! 자랑스런 역사, 빛나는 예술혼,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시민 정신이야말로 전국의 사람들이 우리 도시를 찾아오게 하는 등대가 될 것이다.

    최형두(국회의원(국민의힘, 창원 마산합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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