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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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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동군의회, 국가애도기간에 제주도 연수 ‘논란’

군민 “모든 행사 취소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비난
의장 “공부하러 가는 것이고 연기 안돼 일정대로 진행”

  • 기사입력 : 2022-11-01 11: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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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가 애도 기간 선포로 대부분 행사들이 취소·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하동군의회 의원들이 제주도 국내연수를 떠나 비난을 받고 있다.

    하동군의회 전경.
    하동군의회 전경.

    1일 하동군의회 등에 따르면 이하옥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11명의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0분 군의회를 출발해 여수공항에서 항공기를 타고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국내연수를 갔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들을 보좌할 의회사무과 직원 4명도 동행했다. 의원들은 전날인 31일 제316회 임시회를 폐회하자마자 떠난 것이다.

    제주도 연수 일정은 첫째 날 A교수의 초청강의 이후 저녁 6~8시 석식으로 잡혀 있다.

    둘째 날은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B교수의 초청강의에 이어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제주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공장 견학이 있으며 저녁 6~8시 석식을 할 예정이다.

    셋째 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C박사의 초청강의,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제주도 재활용 사업 견학 이후 저녁 6시 석식으로 잡혀 있다.

    마지막 날에는 D강사의 초청강의를 들은 후 오후 3시 10분 제주공항을 출발해 여수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갖는 제9대 하동군의회 첫 연수는 대부분 초청강의로 짜여졌다.

    소요예산은 초빙강사 4명에 대한 교육비 1685만2000원과 항공료 165만원 등 총 1850만2000원이다.

    특히 현장 견학 장소는 2일차 '제주 양돈농협 공동화사업장'과 3일차 '제주시 재활용도움센터' 등 2곳인데 각 장소마다 견학시간이 무려 5시간이나 배정됐다. 이를 놓고 형식적으로 일정을 짜놓고 사실상 이 견학시간을 활용해 제주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한 군민은 "서울 이태원 압사로 20~30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돼 국가에서 애도 기간을 결정할 정도로 나라가 엄숙한데 아무리 잡힌 일정이라도 제주도로 연수를 가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상식밖의 행동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다른 군민은 "외국에 갔던 서울시장도 사고 소식에 곧바로 귀국을 했다"면서 "국가 애도 기간 선포로 국내 모든 행사가 취소·연기되는 마당에 하동군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간다는 것은 서울 이태원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하옥 하동군의회 의장은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러 가는데 왜 못 가게 하느냐는 의원들의 요구가 공고해 어쩔 수 없이 가게 됐다"면서 "의원들이 군민 세금으로 가는데 위약금도 낭비고 한 달 전에 호텔이 없어서 어렵게 구했기 때문에 연기도 안 된다고 해서 일정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이 의장은 "하동군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가 있는지 알아보고 없다고 해서 그러면 조용히 공부만 하고 오자는 의원들의 뜻이 있어서 의장으로서 함께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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