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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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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16) 징어리, 글키, 그얼케(키), 흨(흑)

  • 기사입력 : 2022-10-28 0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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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마산만에서 정어리들이 떼죽음한 이유가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이라는데, 이해가 안 되더라. 정어리 집단 폐사 원인을 조사한 국립수산과학원은 정어리가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다고 했지만, 왜 정어리만 죽는지 모르겠어.

    ▲경남: 내도 그기 억바이 궁금하더라꼬. 바다캉 해벤에 죽은 징어리가 천지삐까리 아이더나. 갱물(바닷물)에 산소가 부족하모 징어리뿐지 아이고, 다른 게기들도 마이 죽을 낀데 그쟈. 그라고 ‘징어리’는 정어리 말하는 기다.

    △서울 : 정어리를 경남에서는 ‘징어리’라고 하는구나. 수산과학원 얘기로는 산소부족으로 정어리가 떼죽음한 게 우리나라가 처음은 아니래. 지난 2011년 미국, 2016년 인도네시아, 2022년 칠레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대량 폐사한 사례가 있었대. 참 희한하지.

    ▲경남: 글키, 오분 일은 차말로 희안한 기라. 아, 희한하다로 겡남선 ‘희안하다’라 칸다.

    △서울 : ‘희안하다’는 네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야. 그런데 ‘글키’는 무슨 뜻이야?

    ▲경남: ‘글키’는 ‘그러게’ 뜻이다. ‘글케’라꼬도 카지. 그라고 글키캉 발음이 비스무리한 ‘그얼케’, ‘그얼키’란 말이 있는데, 이거는 포준어 ‘그렇게’캉 같은 뜻으로, ‘그토록’, ‘그다지’ 뜻도 있다. 그토록 뜻으로 씰 직에는 ‘오올 자아(장에) 사램이 그얼케(키) 많더나?’ 이래 카고, 그다지 뜻으로는 ‘사램이 그얼케(키) 안 많더라’ 이래 칸다.

    △서울 : 폐사한 정어리를 재활용하지 못하고 대부분 소각 처리했다고 하니 아깝더라. 죽은 정어리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폐사체를 쓸어 담다 보니 흙과 돌이 섞여 재활용이 어렵대.

    ▲경남: 죽은 징어리로 비로(료)나 사로(료)로 맨들모 좋겄지마는 그래 몬 한다 카이 우짜겄노. 그라고 니 금상(금방) 말한 ‘흙’을 겡남서는 ‘흨’이라 마이 카고, ‘흑, 흘, 흐륵’이라꼬도 칸다.

    △서울 : 징어리, 글키, 그얼케, 그리고 흨, 흘까지 오늘도 경남말 많이 배웠네. 고마워~.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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