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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로변 공작물 충돌 교통사고, 우리 모두 관심 가질 때 - 민경진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본부장)

  • 기사입력 : 2022-10-26 21: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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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2017~2021년)간 공작물 충돌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높은 치사율(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을 보인다고 한다. 지난 5년간 경남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80명 감소한 것에 비해 공작물 충돌사고 사망자는 2017년 21명에서 2021년 46명으로 25명이 증가했다. 이는 경남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점유율에서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2017년에는 6.2%에서 2021년 17.9%로 2.9배 증가했다. 특히 사고 100건 당 사망자가 12.9명으로 경남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2.5(명/100건)보다 6.6배 높았다.

    지난 2021년 12월 3일 진주시 수곡면 원내리 일원에서는 승용차가 좌로 굽은 내리막 도로에서 우측의 가로수를 충돌해 3명의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22시경에는 마산회원구 내서읍 평성리 일원에서 오토바이가 곡선구간 우측의 가로등을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이 주행하다 도로변의 옹벽, 가로수, 전주 등을 충돌하는 사고를 언론을 통해 접할 때면, ‘운전자가 잘못했겠지?’, ‘음주운전했겠지?’라고 생각하며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하며 운전자의 부주의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 많은 위험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작물 충돌 교통사고 분석 결과를 보면 옹벽 충돌 30명, 전주 충돌 27명, 가로수 충돌 25명, 지주 충돌로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전체 170명 중 61.2%를 차지했다.

    고속도로와 대부분의 일반 국도에서는 도로변의 전주, 가로수는 가드레일 설치를 통해 안전조치가 돼 있지만, 시·도나 지방지역의 지방도, 군도는 추락위험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작물이 도로변에 안전조치 없이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전주의 경우는 도로 밖이 아닌 도로 안에 설치돼 있어 충돌 흔적이 남아 있는 것도 있었다. 가로수의 경우는 도로 설치 시 식재한 작은 나무가 시간이 지나며 직경이 30㎝ 이상인 것도 많았다. 그리고 터널, 고가차도, 지하차도 입구 등의 옹벽은 강성 재질로, 연성의 가드레일로 완충지대를 설치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공작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로는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의 ‘차량방호 안전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위험물 앞에 설치하는 충격흡수시설과 도로 이탈이나 추락을 방지하는 방호울타리가 주 내용이나, 위험물에 가로수·전주 등은 빠져 있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현실이다. 곡선구간 도로변에 설치되는 가로수·전주·지주 등에는 방호울타리를 설치해야 하며, 가드레일 설치 시에는 단부에 모서리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공작물 충돌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이 여전히 중요하며, 그와 함께 도로관리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 공작물 충돌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부주의로 단정하지 말고 우리 주변의 위험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민경진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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