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생활 속의 풍수지리] 흉가와 복택

  • 기사입력 : 2022-10-07 08:01:43
  •   

  • 일전에 10년 정도 된 단독주택을 매입해 낡고 부서진 데를 고친 다음 4개월째 살고 있는 무당(巫堂)이 평소 알고 지내던 스님과 동료로부터 “집에 살기(殺氣)가 넘쳐 비명횡사 할 수 있으니 빠른 시일 내에 이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고심을 하다가 필자에게 집의 길흉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무당을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면 ‘귀신을 섬겨 길흉을 점치고 굿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무당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부정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더 이상 기댈 곳이 없거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는 사람도 있지만, 효험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자연과학적인 측면에서의 풍수 감정을 하기 때문에 무당의 효능 여부는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아무튼 필자의 오랜 경험상 흉가(凶家)인지 복택(福宅)인지는 3~6개월 정도 살다 보면 하는 일과 건강의 길흉 상태를 보고 알 수 있다. 해당 주택은 동향집으로 2차선 도로가 담장과 거의 접해 있으며 대문 앞은 삼거리여서 생기(生氣)의 교란이 대단히 심했다.

    그뿐 아니라 차량이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공해, 집을 때리는 흉한 바람이 ‘도로살’을 심하게 발생 시키고 있었다. 도로를 향해 대문을 내고, 향(向·집의 앞면)으로 잡은 것은 집 뒤쪽에 산이 있어서 바람직하지만 담장과 집 앞면 사이의 공간이 전혀 없어 전순(氈脣·집의 앞마당이나 묘 앞의 절하는 공간)이 없는 집이 됐다. 전순이 없으면 답답할 뿐만 아니라 집 외벽과 담장 사이의 작은 틈새에서 부는 흉풍(천참살)이 거주자의 건강을 해치며 재물도 모이지 않게 된다.

    이러한 터는 지맥에 역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북향집으로 하면 음기가 많아 안 되며, 주산(뒷산)을 바라보는 서향집은 지맥에 역행하므로 집 양쪽 옆면의 넓은 공간을 북쪽(집 앞면의 오른쪽)으로 가능한 붙여서 집을 앉히고 남향을 바라보며 전순인 마당을 넓게 하는 것이 상책이다.

    집안은 거실과 큰방이 보통의 기운을 품고 있기에 종전처럼 큰방에서 잠을 자더라도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다고 했으며, 나란히 ‘一’자형으로 배치한 작은방과 신당과 주방은 살기가 올라오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신당이 가장 흉살이 많아 신당의 출입을 최대한 줄이고 작은방과 신당, 그리고 주방의 문은 향상 닫아두도록 일렀다.

    살기가 많은 곳의 문을 열어두면 보통의 기운인 안방과 거실도 나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집의 구조가 나쁘고 가장 중요한 신당의 기운이 나쁘며 터의 활용도도 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집안 전체의 기운 또한 보통 미만이어서 이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예부터 ‘구례에서 집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전라남도 구례군에는 명당에 지은 명품 고택이 많다는 뜻이다. 구례의 대표적인 복택으로 곡전재(구례군향토문화유산9호)가 있다. 이 건물은 1929년 박승림이 건립했으며 1940년에 이교신(호-곡전)이 인수해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 쌍산재와 운조루가 주산의 맥(脈)을 직접적으로 탔다면 곡전재는 운조루의 맥을 간접적으로 탔다. 주산의 형상은 부귀를 상징하는 ‘일자문성사(一字文星砂)’이다. 곡전재는 문간채와 사랑채, 안채 모두 ‘一’자형으로 독특하게 배치했으며, 높이 2.5m 정도의 호박돌 담장을 설치하고 대나무 등을 둘러 마치 금가락지 같은 둥근 형상으로 집터를 조성했다. 그러나 안채는 부녀자의 공간으로 외부와의 단절과 바람과 먼지를 최대한 차단시키기 위해 ‘ㅁ’자형으로 돼있다.

    곡전재는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이라 해 ‘금환낙지형(金環落地形)’이라 한다. 넓은 논밭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섬진강의 강바람과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비보물(裨補物·흉한 기운을 막기 위한 물체)로 나무를 심고 돌담을 쌓았다. 금환낙지형의 명당은 담장 내의 집 전체를 혈처(穴處)로 봐도 무방하다.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정원에 심은 나무가 외풍을 막아주고, 대문을 통해 바깥을 보면 구부러진 도로가 재물과 기(氣)의 빠짐을 보호하고 있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거연당 옆의 연못 물줄기가 사랑채 앞마당을 가로질러 나가게 해 사랑채와 안채의 땅심을 더욱더 강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