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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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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초록기자세상- 특별기고] ‘숲속의 별’ 반딧불이 어디서 볼까

김은주 (남해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생태관광지역 남해 앵강만 늦반딧불이
9월 중순~10월 초 오후 7~8시 볼 수 있어

  • 기사입력 : 2022-09-28 0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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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은 참 예쁘다. 습지와 자연, 있는 그대로의 가을 풍경은 더 예쁘다. 매년 이맘때쯤 한적한 시골 마을에 가면 반짝반짝 하늘을 나는 반딧불이 불빛을 볼 수 있다. 형설지공이란 고사성어로도 유명한 반딧불이는 개똥벌레라 부르기도 한다. 여름 무더위 지나고 기온이 뚝 떨어져 일교차가 큰 요즘이 늦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다.

    요즘 아이들은 반딧불이 불빛을 실제로 보기가 참 어렵다. 어디에 가면 반딧불이를 볼 수 있을까? 환경부지정 생태관광지역인 남해 앵강만에 가면 백여마리 늦반딧불이가 한꺼번에 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 사이,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가 딱 좋은 시기와 시간이다. 환경보전을 위한 수용력 관리로 수시로 들어갈 순 없다.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앵강만 반딧불이 체험’.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앵강만 반딧불이 체험’.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반딧불이의 이해, OX퀴즈, 자연의 소리 귀 기울이기, 숲속의 별 반딧불이 탐사 및 전자현미경 관찰, 하늘의 별 여름철 별자리 이야기와 소감나누기 순으로 마무리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된다.

    반딧불이는 전 세계적으로 2100여종 정도가 있고, 우리나라에는 8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환경오염과 불빛공해 탓에 약 4종 정도 밖에 볼 수 없다. 바로 북방반딧불이, 애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이다.

    어린 시절 반딧불이 따라다니며 놀았던 어른들에게는 반딧불이란 이름보다 개똥벌레란 이름이 더 친숙하게 들린다. 우리 선조들은 반딧불이가 개똥이나 소똥에서 생겼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개똥이나 소똥을 모아 두었던 두엄 근처에 모여 있는 반딧불이를 보고 개똥이 변해서 벌레가 된 것으로 착각해서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다. 밤엔 날아다니고, 낮엔 쉬어야 하는데 습기가 많은 개똥 밑에서 쉬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 것 같다. 아주 옛날엔 반딧불이가 개똥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곤충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란 설도 있다.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앵강만 반딧불이 체험’.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앵강만 반딧불이 체험’.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앵강만 반딧불이 체험’.

    반딧불이는 아랫배 마디 끝에 발광기가 달려 있어서 빛을 낼 수 있다. 성충 암컷은 겉날개, 속날개가 모두 퇴화되어 날지 못하는 앉은뱅이 신세가 되어 버린다. 반면에 여기저기 풀숲을 날아다니면서 사랑의 신호를 깜박깜박 보내는 암컷 주위에 내려앉는 수컷과 앉은뱅이 암컷의 비율은 50대 1 정도로 수컷이 월등하게 많다. 수컷 또한 암컷 짝을 찾아다니면서 끊임없이 사랑의 신호를 보낸다. 반딧불이가 불빛을 내는 이유 중 하나이다. 소중한 사랑의 신호가 가로등 불빛이나 차량 불빛에 가려 보낼 수도 받을 수도 없다면 그 심정이 어떻겠는가?

    성충이 되면서 입이 퇴화되어 피부로 이슬만 흡수하며 약 보름 만에 짝짓기도 하고, 알까지 낳아서 2세를 퍼뜨려야 하는 고단한 일정을 소화해 낸다. 짝짓기에 성공하면 수컷은 곧바로 죽고 암컷은 약 4~5일이 지난 후 이끼나 수초에 200개에서 500개 정도 되는 알을 낳고 죽는다.

    종류마다 차이가 있지만 반딧불이 애벌레는 주로 다슬기나 물달팽이 그리고 달팽이를 잡아먹고 산다. 그래서 다슬기나 달팽이가 많은 곳에서 반딧불이를 많이 볼 수 있다. 숲과 논과 밭 사이, 하천과 초지가 이어져 있어 습기가 많은 곳이 반딧불이의 주된 서식처다.

    김 은 주 남해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은주 (남해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은주 (남해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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