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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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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3] (22) 버려진 담배꽁초의 항로

하수구에 던진 담배꽁초… 돌고 돌아 우리 몸속으로
국내 하루 1246만개 꽁초 길거리 버려져
일부 바다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

  • 기사입력 : 2022-09-12 20: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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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뮴, 니코틴, 타르 등 7000여 종의 독성·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는 담배가 인간의 몸에 해롭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담배는 환경에도 좋지 않다.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폐기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흡연자들은 담배뿐만 아니라 꽁초를 땅에 버리는 행위에도 중독된 듯하다. 흡연자의 손을 떠난 담배꽁초의 항로를 추적하며 환경보호를 위해 흡연자가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태도를 알아본다.

    담배꽁초로 가득 찬 창원시 성산구의 한 배수로.
    담배꽁초로 가득 찬 창원시 성산구의 한 배수로.

    ◇담배꽁초, 해양쓰레기가 되다= 추석 연휴인 지난 10일 오후 11시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거리. 주점에서 나온 한 일행들은 저마다 담배를 피기 시작했고, 3여분 뒤 너나없이 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들어갔다. 이 중에는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하듯 꽁초를 하수구로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흡연자의 ‘담배꽁초 길거리 투기’ 모습은 이후에도 셀 수 없을 만큼 이어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국내에서 길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1246만여 개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간 전 세계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를 4조5000억개로 추정하고 있다.

    버려진 담배꽁초들 중 많은 양은 배수로와 하수구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빗물 등 하수와 함께 떠내려 가 하수처리장에서 최대한의 오염물질 처리과정을 거쳐 하천과 바다로 향한다. 이외에도 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하천과 바다로 향해지는 담배꽁초도 상당하다.

    실제로도 담배꽁초는 해안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쓰레기다. 지난 2020년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17개 지역 해안가에서 주운 쓰레기 3879개 중 635개(16%)가 담배꽁초였다. 국제 해양환경단체 ‘해양보존센터’는 2018년 “32년간 해안가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해양 쓰레기의 3분의 1이 담배꽁초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육지에 버려진 대부분 쓰레기들의 1차 목적지는 바다다. 담배꽁초의 항로 또한 바다로 이어지지만, 결코 바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먹이사슬에 의해 돌고 돌아 담배꽁초는 결국 인간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담배꽁초 필터는 대부분 플라스틱의 일종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로 만들어지는데, 이 인공섬유는 바다 속에서 작게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된 후 해양 패류·어류 등에 섭취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 패류 4종을 검사한 결과, 패류 속살 100g을 기준으로 바지락에서 34개, 담치에서 12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5㎜ 미만)이 검출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패류를 통해 국민 1인당 연간 미세 플라스틱 212개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담배에 포함된 7000여종의 독성·유해물질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국내 하수처리 정화율은 2016년 기준 97.6%이다. 이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 166.6㎎/L의 오염도를 보이던 하수가 공공하수처리시설을 거치면 4.0㎎/L까지 내려가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 하수 시스템이 오염물질을 100% 걸러내지는 못하기 때문에 하수구 안에서부터 바다에서까지 담배꽁초는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창원의 한 거리 하수구 근처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
    창원의 한 거리 하수구 근처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

    ◇‘휴대용 재떨이’ 환경 위한 작은 실천= 지난 몇 년간 해양쓰레기 문제가 거론되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자는 문화가 확산됐다. 다만, 플라스틱 빨대가 전체 해양쓰레기의 0.02%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담배꽁초 투기에 대한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여길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담배꽁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꽁초 내 플라스틱 필터를 재활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프랑스의 민간기업은 담배꽁초 필터를 가구·벽돌 등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환경부에서 서울 강북구 등 지자체와 함께 ‘담배꽁초 수거 보상금제’를 시범도입해 재활용을 위한 담배꽁초 수거에 나섰다. 다만, 당시 환경부는 당시 올해 5월 전국 확대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까지도 사업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휴대용 재떨이 사용 모습.
    휴대용 재떨이 사용 모습.

    담배꽁초와 관련된 다양한 대안들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선행해야 할 과제는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지 않는 것이다.

    흡연을 끊을 수 없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대용 재떨이’ 사용이다. 휴대용 재떨이란 담뱃재와 꽁초를 보관하는 작은 포켓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낚시 등 레저활동에서만 활용될 뿐 일상에서는 아직 정착화되지 않은 상태다.

    구매는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는 다양한 형태의 휴대용 재떨이가 2000~2만원 사이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인터넷에서 1만원 내외의 휴대용 재떨이를 3개 구매했다. 이를 흡연자들에게 전달해 사용해 본 결과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3주간 휴대용 재떨이를 사용한 박모(27)씨는 “실외나 거리에는 휴지통이 거의 없어 흡연 후 담배꽁초를 처리하기가 어려웠다”며 “바닥에 버리는 게 눈치가 보이곤 했는데, 개념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사용 후기를 말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이모(30)씨는 “커피점에서 텀블러에 음료를 받고, 친환경 소재 제품을 주로 사용하지만 담배꽁초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관심했었다”며 “휴대용 재떨이를 들고 다니니 친구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휴대용 재떨이가 하나의 흡연 문화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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