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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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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대한민국이어서 행복하다- 윤재환(의령예술촌장)

  • 기사입력 : 2022-08-30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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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덧 전국일주 도보여행도 막바지다. 오늘로써 62일째니 말이다. 내일이면 9월이고 가을이다. 이제 3일 후면 집으로 간다. 여름날 뜨거운 볕살을 쬐고 살아남은 곡식들은 가을에 정성 들여 가꾼 주인에게 알찬 곡식을 선사한다. 이처럼 가을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성과를 얻는 아름다운 결실의 계절이다. 나도 퇴직 도보여행을 완성하는 시간이다.

    길 위에서 두 달째 보내면서 많은 것을 보았고 누렸고 얻었고 느꼈다. 작다고 배운 대한민국이 엄청 크고 넓었다. 아름다웠다. 산과 바다와 들판과 하천과 강과 또 마을들이 참으로 아름답고 깨끗했다. 곳곳에 논과 밭이 있고 또 마을이 있고 가게들이 있었다.

    시골 지역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식당을 운영하고 누군가는 카페를 운영하고 누군가는 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어서 여행을 하는 나를 전혀 불편하지 않게 해 주었다. 그러니 어디를 가든 식사를 할 수 있고 커피를 마실 수 있고 편의점이 있어서 먹고 싶은 것이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살 수 있었다.

    또 도로 곳곳에 승강장이 있어서 힘들 때 언제든지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버스 승강장은 의자가 놓여 있고 지붕이 있어서 편하게 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고 비 오는 날에는 비를 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상냥하고 친절했다. 특히 마을은 물론 공원과 해수욕장이나 항구에는 어김없이 화장실이 있었고 정자들이 있었다. 사각정자를 비롯해 육각이나 팔각 정자들이 폼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걷기를 하다가 편안하게 쉴 수 있었고, 마치는 시간에 이르러서는 텐트를 치고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동해안의 경우에는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따라 걸었는데 길도 잘 나 있고 안내도 잘 돼 있고 그래서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정 깊은 사람들과 또 수준 높고 편리한 시설과 환경과 여건들이 나의 전국일주 도보여행을 무사히 잘 만들어 주었다.

    정말이지 대한민국이 고맙고 아름답고 자랑스럽다. 그 고맙고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어서 영광이요 또 행복하다.

    윤재환(의령예술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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