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10월 01일 (토)
전체메뉴

“잊힌 방어전투, 잊지 않고 기억되기를”

창원시립마산박물관서 ‘대혈전의 마산방어전투 특별전’ 개막식

  • 기사입력 : 2022-08-15 21:38:49
  •   
  • 시, 내일부터 오는 11월 13일까지
    당시 무기·군복 등 100여점 전시
    美25사단 자료 토대 입체적 재구성
    기념관 건립 위한 국비 요청도


    학도병으로 참전 92세 류승석씨
    “꿈도 못 꿨던 전시 감격스러워
    미래세대 안보교육장으로 활용을”


    “마산방어전투는 나라를 구한 전투였는데, 그동안 잊혀져와 항상 마음이 아팠습니다. 꿈도 못 꿨던 이런 전시회가 열려 감격스럽고 미래 세대들이 많이 찾는 안보 교육장으로 쓰였으면 합니다.”

    15일 오전 10시 창원시립마산박물관에서 열린 ‘대혈전의 마산방어전투 특별전’에서 학도병으로 전투에 참전했던 류승석(92)씨는 방어전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날의 회상에 잠겼는지 전시품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

    15일 창원시립마산박물관에서 열린 마산방어전투 특별전 개막식에서 관람객들이 전투 당시 쓰였던 장비들을 보고 있다.
    15일 창원시립마산박물관에서 열린 마산방어전투 특별전 개막식에서 관람객들이 전투 당시 쓰였던 장비들을 보고 있다.

    마산방어전투는 지난 1950년 8월 3일부터 9월 16일까지 45일간 마산 진전면 일대에서 한미 동맹군과 인민군 간 벌인 전투다. 이 기간 핵심 격전지였던 서북산은 고지의 주인이 19번이나 뒤바뀌었고 인민군 4000여명과 미군 1000여명이 희생됐을 정도로 큰 규모의 전투였다.

    마산과 당시 임시수도인 부산까지는 직선거리로 40~50㎞에 불과했다. 당시 북한군에 대부분의 국토를 빼앗기고 이 전투에서 패하면 마산은 물론 부산 함락마저 위태로운 상황.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막느냐 무너지느냐’의 중요한 전투였다. 결국 마산방어전투에서 승리해 부산을 지켜내고 국군과 UN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주면서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게 해 전세를 역전시킨 중요한 의미의 전투였다.

    마산방어전투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류승석씨가 전투 당시 쓰였던 장비들을 가리키고 있다.
    마산방어전투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류승석씨가 전투 당시 쓰였던 장비들을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마산방어전투를 기억할 전쟁기념관 하나 없을 뿐만 아니라 육군사관학교에서 발간한 ‘6·25전쟁 60대 전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당시 전투 관련 시설은 해병대진동리지구 전첩비, 서북산 전적비뿐이다. 이토록 방어전투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관련 자료가 부족한데다 미군 주도 전투이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방어전투가 한·미 우호 관계의 상징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특별전을 마련했다. 마산박물관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수집한 미 제25사단 전투 기록과 사진 자료 등을 토대로 마산방어전투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특별전에는 국군과 북한군 무기류, 군복과 증언록 그리고 관련 사료 등 총 100여점의 자료들이 전시돼 있으며 VR실감영상을 통해 당시 전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특별전은 17일부터 11월 13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소재 ‘시립 마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직접 미군일지를 번역해 방어전투를 알리는 데 앞장선 배대균 마산방어전투기념사업회 상임대표는 “특별전을 통해 청년들은 안보 의식 향상을, 기성세대는 국군과 UN군이 한국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역사를 기억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수빈(23·여)씨는 “잘 알지 못했던 마산방어전투를 특별전을 통해 알게 됐다”며 “이렇게 중요한 전투가 지금까지 잊혀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청년인 우리가 알려 나가야겠다”고 했다.

    한편, 창원시는 마산방어전투의 역사적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념관 건립에 노력 중이다. 시는 국비 건의 사업에 마산방어전투기념관 건립을 포함해 97억원을 요청한 상태이다.

    구진호 창원시 문화체육관광 국장은 “치열한 전투와 값진 승리였음에도 불구하고 6·25 전쟁사에서 누락되고 타지역 전투에 비해 조명되지 못했다”며 “창원시에서도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기념관 건립과 더불어 마산방어전투가 치열하게 치러진 서북산 일대를 학생들의 산 교육장과 대표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창원시 진북면 해병대 진동리지구 전첩비에서 ‘제72주년 진동리지구 전투 전승 기념식’이 개최됐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조국 수호의 일념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값진 승리를 이루어낸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께 감사드린다”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투혼 정신을 되새겨 과거를 기억하는 도시,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도시, 그 고마움을 발전과 성장으로 보답하는 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