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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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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3] (20) 도내 보호수·천연기념물

수백년 마을 지킴이 900여그루, 지켜야 할 미래 유산

  • 기사입력 : 2022-08-08 21: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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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계기로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해당 마을에 하루에만 500~1000명 가까운 관광객들이 몰린다. 이 팽나무는 실제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당산나무로 지난 2015년 7월 마을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수령은 500년 넘고, 수고(나무 높이)는 16m, 흉고(가슴둘레) 6.8m, 수관폭(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이 27m 정도다. 드라마에 방영된 뒤로 문화재청은 이 나무의 역사와 생육상태 등 문화재적 가치를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동부마을 팽나무. 수령은 500년이 넘었다./성승건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동부마을 팽나무. 수령은 500년이 넘었다./성승건 기자/

    사실 경남에는 ‘우영우 팽나무’와 같은 소중한 나무들이 오랜 세월 주민들의 곁을 지켜왔다.

    지역의 상징적인 존재로 긴 세월 주민들의 정서와 함께한 보호수들이 900여그루가 넘는다. 보호수란 ‘산림보호법’에 따라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등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말한다. 현재 산림보호법과 도 조례에 따라 시·군에서 경남도로 지정을 신청하면, 현장조사 등을 거쳐 보호수로 지정하고 있다. 도에선 지난달 기준 느티나무, 팽나무, 소나무 등 39종 923그루를 보호수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또 문화재청에서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가치가 있거나 경관이 특별히 아름다우면서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 천연기념물을 지정·관리한다. 도내 천연기념물 노거수(창원 음나무 군(群) 4그루 포함)는 모두 19건이 지정돼 있다.


    오랜 세월 주민 곁을 지킨 노거수

    경남도, 지난달 기준 39종 923그루 보호수 지정·관리
    창원 음나무·김해 이팝나무 등 천연기념물도 19건
    17개 시·도 평균 10건보다 많아…경북·전남 이어 ‘최다’


    ◇전국적으로 도내 천연기념물 노거수 많아= 예로부터 인간과 환경이 공존 관계였음을 천연기념물 노거수들이 잘 설명한다. 창원에는 의창구 동읍 신방리 산652에 천연기념물 제164호 신방리 음나무군(4그루)이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노거수로 지정되어 있다. 이 음나무 군은 신방초등학교 뒤 길가 언덕에서 4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주변에 어린 음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과거 음나무 그루는 더 많았지만 1978년 태풍 피해로 나무들이 쓰러져 4그루가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신방초등학교 길가 뒤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164호로 지정 보호 중인 ‘신방리 음나무군’./김승권 기자/
    창원시 의창구 동읍 신방초등학교 길가 뒤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164호로 지정 보호 중인 ‘신방리 음나무군’./김승권 기자/

    큰나무는 대체로 높이가 15.4m 정도, 둘레는 가장 큰 것이 3.60m 정도다. 수령은 약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신방리에서 음나무 군이 잘 보존된 이유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토양을 보전하는 역할도 했을 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의 수호신으로 마귀를 쫓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들로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문화적 가치도 높다는 점에서 1964년 1월 31일 경남에서 가장 먼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김해시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두 그루나 있다.

    김해 천연기념물 이팝나무는 주촌면 천곡리와 한림면 신천리에 있으며, 천곡리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7호로 수령 500년 이상, 신천리 이팝나무는 제185호로 수령 650년 이상의 국내 최고령 이팝나무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이 이팝나무들을 보며 개화량에 따라 한 해 풍년을 점치기도 했다. 마을 동제(洞祭, 마을을 지켜주는 동신에게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기원하는 제의)를 통해 주민 화합과 안녕을 기원했다.

    김해시 한림면 신천리 이팝나무. 수령 650년으로 현존 최고령으로 추정된다.
    김해시 한림면 신천리 이팝나무. 수령 650년으로 현존 최고령으로 추정된다.
    김해시 주촌면 천곡리 이팝나무. 수령 500년으로 추정된다./경남신문 DB/
    김해시 주촌면 천곡리 이팝나무. 수령 500년으로 추정된다./경남신문 DB/

    이외 도내 천연기념물 노거수는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사천 성내리 비자나무, 합천 화양리 소나무,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 함안 영동리 회화나무, 통영 우도 생달나무와 후박나무, 통영 추도 후박나무, 함양 목현리 구송, 의령 성황리 소나무, 함양 운곡리 은행나무,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 거창 당산리 당송, 하동 축지리 문암송, 의령 백곡리 감나무, 의령 세간리 현고수(느티나무) 등 5개 시·7개 군에 퍼져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도내 천연기념물 노거수는 19건으로 경북 38건, 전남 23건 다음으로 많고, 17개 시·도 평균 약 10건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이다.

    김시성 장군이 기념식수한 것으로 전해지는 수령 300여년 된 느티나무./통영시 자료사진/
    김시성 장군이 기념식수한 것으로 전해지는 수령 300여년 된 느티나무./통영시 자료사진/


    도, 4월부터 ‘보호수 도감’ 제작중

    역사·문화·학술적 가치 발굴·정립 위해 현지조사 후
    전설 등 이야기 있는 나무 300그루 담아 발간 예정
    “보호수 소중함 알리고 잊혀져 가는 역사 알리려 추진”

    ◇경남 보호수 나무 현지조사해 도감 만든다= 도내 보호수에 얽힌 이야기도 많다. 지난 1982년 9월 통영시 미수동에 있는 수령 300여년 된 느티나무 4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됐다. 이 나무는 1663년 삼도수군통제영의 제45대 통제사 김시성 장군이 약수정에서 약수를 마시고 잠깐 쉬었다 가면서 기념 식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에 약천이라는 샘이 있는데, 정낙용 통제사가 당포수군 만호진영을 다녀오다가 목이 말라 이 샘물을 마시고는 물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피로를 깨끗이 씻어줘 친히 ‘약천’이란 글을 써서 표석으로 세우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에는 이 샘을 빙암약천이라 했으며 현금산 아래에 있다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김시성 통제사의 기념식수 이야기를 뒷받침해 준다. 1982년 보호수 지정 당시에 원래 팽나무 1그루와 느티나무 4그루가 있던 것이 2003년 태풍 매미의 피해로 팽나무 1그루가 고사하고 느티나무 4그루가 남았다고 기록됐다. 그러나 현재 경위는 알 수 없지만 느티나무 1그루와 팽나무 2그루가 존재해 통영시에서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들이 1980년대부터 지정고시가 시작되어 오랜 세월 생육 상태나 주변 환경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보호수의 현지조사와 역사·문화·학술적 가치 발굴·정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올해 4월부터 ‘경상남도 보호수 도감’ 제작에 들어가 오는 12월 말께는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도감은 문화·역사·전설 등 이야깃거리가 있는 나무를 선별·조사·평가과정을 통해 300그루를 선정해 수종·크기·수령 등 기초정보와 보호수를 둘러싼 전설·민담 등을 담을 예정이다. 발간 될 책자와 자료는 관공서·도서관 등에 배부할 계획이며, 도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도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도 산림정책과 고병진 주무관은 “보호수 지정 신청이 상시로 들어오고 현장 조사도 계속 진행이 되고 있어 현황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현지조사 등 진행이 되고 있는 단계”라며 “지역민의 정서와 함께 해온 보호수의 소중함을 알리고, 보호수에 담긴 잊혀져가는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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