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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휴가(休暇)보다 휴가(休家)-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7-28 20: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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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여름 휴가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거의 3년 만에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심리가 작용했는지 바다와 계곡이 있는 관광지마다 피서객이 넘쳐 나고 있다. 34~35℃의 땡볕더위가 지속되는 한여름에 휴가가 있다는 것은 직장인에게 남은 여름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큰 위안이다. 일의 쳇바퀴 속에 ‘한 구간 쉼’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묻는 말이 ‘휴가 언제 가느냐’, ‘어디로 가느냐’이다. 그러나 대다수가 휴가일은 정해져 있지만 계획을 정하지 못한 형편이다. 사람들은 ‘아직 어디 갈지 모르겠다. 갈 데가 없다’며 씁쓰레 했다. 가족들과 바다 바람을 쐬긴 해야 하는데 숙박할 마땅한 곳을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괜찮은 곳은 이미 다 예약이 찼거나 비용이 이만저만 비싼 게 아니다.

    ▼여름휴가를 가고 싶은데 이것저것 소요 비용을 생각하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심정이다. 남해의 한 펜션은 8월 내내 빈방이 없을 정도다. 여름 성수기 하룻밤 펜션 요금이 60만~70만원 수준이다. 그런데도 방을 못 잡아서 안달이고 숙박요금은 부르는 게 값이 된 듯하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맞는 거리두기 없는 여름 성수기인 탓에 몇 년 전보다 더 비싸졌다. 최근 물가는 너무 올라 하룻밤 자고 삼시세끼 챙겨 먹는 데 드는 휴가비용만 4인 가족 기준 100만원도 모자랄 판이다.

    ▼직장인에게 휴가(休暇)는 말 그대로 일정 기간 동안 쉬는 일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재충전을 위한 시간이다. 주말을 제외하곤 5일 밖에 되지 않는 여름휴가 동안 가족과 여행을 가든지 캠핑을 하고 나면 사실 재충전은 없고 방전의 연속인 셈이다. 돈 쓰고 지쳐서 오는 느낌이다. 휴가비용 100만원을 집에서 최고급 요리를 일주일 동안 먹고 편안하게 놀아보는 ‘휴가(休家)’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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