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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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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웃음의 힘- 박귀영(수필가·경남문협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2-07-28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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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는 ‘마음이 우울할 때나 화가 날 때 거꾸로 돌려 보세요’라고 적힌 책갈피가 하나 있다. 여기에는 작은 눈을 내리깔고 입술을 씰룩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걸 거꾸로 돌리면 싱긋이 미소 짓는 얼굴이 나온다. 오래전에 누군가에게 받은 것으로 가끔씩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이걸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온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 모습은 대체로 무표정하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전에는 웃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요즘엔 환하게 웃는 얼굴을 여간해서 보기가 쉽지 않다. 잇몸을 드러내고 큰 소리로 활짝 웃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한바탕 웃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상쾌한 느낌이 든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을 웃기는 ‘웃음내시’가 있었다고 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왕에게 웃기는 이야기나 상황극을 보여 주어 건강하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을 웃기는 직업인 개그맨이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성인이 하루에 웃는 횟수는 대략 15번 정도인데 이에 반해 어린아이들은 약 400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삶에 진지해지기 때문일까. 횟수와 상관없이 수치만으로도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잘 웃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끔 모임에서 누군가 소리 내어 웃을 때면 전염된 듯 다 같이 박장대소한 적이 있다. 웃음은 우리 몸을 지키는 가장 쉬운 건강법이다. 대인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웃음의 효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억지로라도 웃는 연습을 하다 보면 진짜로 웃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이참에 한번 실천해 봐야겠다.

    연일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를 탓할 순 없지만 여유를 가지고 잠시 느긋하게 웃으며 일상의 쉼표를 찍어보면 어떨까.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행복 바이러스를 무한으로 나눠 줄 수 있는 청정의 미소를 보내보자. 일상의 스트레스를 훅 날리듯 시원한 웃음 한 번 웃어보자. 내 몸이 보내는 긍정의 에너지로 하루가 즐거워지도록.

    박귀영(수필가·경남문협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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