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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코로나 재확산 속 우리 정치권에 바라는 모습- 강기노(마산대 간호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7-17 20: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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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인 BA.5가 재유행하면서 3000명대까지 줄었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어느덧 4만 명에 이를 정도로 다시 확산세에 있다.

    국내외 증시에서도 코로나 종식, 엔데믹 기대감으로 뛰어오르던 여행주 등 리오프닝 관련주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바이오주 등 코로나 재확산 수혜주가 다시 뜨고 있는 상황이다.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 수까지 감안하면 우리 국민의 거의 절반 정도는 한 번 이상은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감염, 돌파 감염이 일어나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는 걸 보면 이번 변종 바이러스의 면역 회피성과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된다.

    통상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코로나 변종은 그러한 특성을 뛰어넘는 막강한 전파력을 가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전파력이 높을수록 중증도나 치명률은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고 하니 과거만큼 심각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 시점에 정부의 고민도 클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시할 것인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으로 시름하는 국가 경제와 국민 가계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본인의 작은 소견이지만, 이제 많은 국민들이 이미 한 번 이상 코로나에 감염되었고, 코로나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도 극도로 커진 만큼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증도도 심하지 않다면 가뜩이나 움츠린 경제를 다시 옥죌 만큼의 통제 정책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13일 열린 금통위에서 한국은행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큰 폭의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대출 비중이 큰 기업과 가계의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치권은 민생과 거리가 먼 집안 싸움에 빠져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언론이 연일 부각하여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여야 가릴 것 없이 민생보다는 내부 징계, 최고위원 선거 등 내부 권력다툼에 몰두해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박수를 보낼 것인지 정답은 나와 있는데도 저처럼 권력 다툼과 정쟁에 빠져 있는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들의 무더위에 더해 짜증이 배가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3월과 6월 가장 큰 3대 선거 중 대선과 지방선거 두 개의 선거를 치르고 현 여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따라서 더 큰 키를 쥐고 책임감을 느껴야 할 주체는 현재의 여당이라 할 수 있다. 상대편의 의견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선과 선거과정에서 내세웠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지 않고 있는지 늘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지율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애써 외면할 것이 아니라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야당을 향했던 비난의 화살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과오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1% 미만의 박빙의 차이로 당선된 만큼, 우리 대통령도 보수를 대표하는 언행보다는 중도와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보다 정제된 언어가 필요하다.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반 지성주의’를 배격하고, 야당의 협치를 이끌어내며 통합과 포용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집단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는 반 지성주의적 행태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도록 여권을 비롯한 우리 정치권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숙해야 할 시기이다.

    코로나 변종의 중증도가 아무리 낮다 해도 국민들이 너무 방심할 경우 방역과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고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도 밀집된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백신 추가 접종, 개인 위생 및 방역 수칙 준수 등 성숙한 시민의 자세를 보여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국민과 정치권이 모두 합심하여 이 뜨거운 여름에 우리에게 다가온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내자.

    강기노(마산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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