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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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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꼼수와 고육지책- 김정민(경제부 차장)

  • 기사입력 : 2022-07-14 20: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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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격을 안올리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라는 슈링크(shrink)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인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고안한 용어로, 기업들이 가격은 유지하는 대신 제품 크기나 중량을 줄여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 대안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는 민감해 이탈 가능성이 크기만, 중량에 대해서는 잘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포장지 크기에 비해 내용물이 적은 일명 질소 과자다. 애플이 아이폰을 판매할 때 충전기와 이어폰을 뺐던 것과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에서 충전기를 제외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는 누리면서 소비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기만이라는 비판도 있다. 전략이기보다는 꼼수라는 얘기다.

    ▼이 현상이 식당가에 번지고 있다. 폭염과 장마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기본으로 내 놓는 반찬 수를 줄이거나 쌈밥집 또는 고깃집에서 상추 대신 다른 재료를 내놓는 경우가 있어서다. 14일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소매가격으로 상추(청) 100g은 평균 2236원으로, 1년 전(1135원)에 비해 97% 올랐으며, 오이(가시계통·10개)는 1만6778원으로 작년(8027원)보다 배 이상으로 뛰었다. 호박·당근 등 채소류 뿐 아니라 축산·수산물 가격도 작년보다 크게 상승했다.

    ▼외식업계의 대응은 생활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야 하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주다. 각종 식재료가 오르는 상황에서 음식값을 올리자니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것 같고, 그대로 두자니 식당이나 가게를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기에 이런 걱정 상황에서 내놓은 고육지책이란 말이다.

    김정민(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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