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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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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업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일단 점거부터 풀자

  • 기사입력 : 2022-07-13 20: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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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 하청지회 노동자들의 파업 기간이 40일을 넘기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대우조선 선박 건조 핵심시설인 1독(dock)을 점거한 조합원 중 6명은 15m인 선박 내부 난간에서 농성 중이고, 또 다른 1명은 가로세로 1m 철판 속에 출입구를 용접한 상태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점거가 더 장기화할 경우 해당 노동자들의 안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하청 노동자들이 이런 불법 점거 농성까지 하게 된 것은 다단계식 하청과 재하청 구조에서 나타나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산업이 지난 2015년 이후 불황의 늪을 헤매는 과정에서 매년 임금이 동결되거나 삭감되면서 저임금 구조가 형성된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는 얘기다. 노조는 임금 30% 인상, 노조 전임자 상근 등을 요구하며 소속사와 개별 교섭했지만 별 진전이 없자 원청과 직접 교섭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선택까지 한 노동자들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번 파업으로 협상 당사자도 아닌 대우조선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현실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선박 인도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니 파업 기간에 비례해 손실액도 날이 갈수록 커질 상황이다. 지난해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에서 이런 사태가 이어질 경우 협력사를 포함해 10만여명의 직원은 물론 지역경제도 연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다 대우조선노조가 금속노조 소속 하청지회의 파업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노사갈등을 넘어 ‘노노갈등’ 양상으로 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상황이 더욱 나빠질 개연성도 있다. 점거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들의 절박한 사정과 요구 사항은 이미 대외에 충분히 알려졌다. 무작정 점거를 이어가는 게 정답은 아니다. 노동자들의 안위가 우려되는 점거부터 우선 풀고 노사 쟁정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연일 농성 현장을 찾는 정치권이나 경남도나 거제시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중재 활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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