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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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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당 독점 경남 도의회에 원내 교섭단체라니

  • 기사입력 : 2022-06-19 20: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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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섭 상대가 없는 원내 1당의 독주체제인 지방의회에서 교섭단체를 운영하며 제멋대로 감투를 늘리고 혈세를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됐다. 이는 보수와 진보 정당 모두 지역색이 강해 특정지역에서 원내 의석을 싹쓸이할 정도로 지방의회를 장악한 데서 비롯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6·1지방선거에서 1당 독점체제를 이룬 국민의힘이 경남도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는 7월 개원되는 제12대 경남도의회는 전체 의석 64석 중 국민의힘 60명, 민주당 4명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인원 미달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해도 상대할 교섭단체가 없기 때문에 단독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교섭단체는 정당 간 이해와 요구를 조정하기 위한 협의기구다. 도의회는 교섭단체 조례에 따라 전체 의석 10%(7명)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고,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돼 있다. 지난 11대에서는 의원 1인당 연간 50만원을 지원했다. 문제는 11대 도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모두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지만, 이번 12대는 국민의힘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상대할 교섭단체가 없는 국민의힘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한마디로 무용지물과 같다. 여기다 운영비를 지원하면 혈세 낭비로 비난받을 일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시도의회 중 대구, 경북을 제외한 15곳에서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했을 때, 서울과 인천 등 7곳은 상대 교섭단체 없이 민주당만 교섭단체를 구성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진보, 보수 어느 정당이든 1당 체제로 의회 전반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별도의 교섭단체까지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다. 상대할 교섭단체가 없는데도 ‘나 홀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폐단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회의 일당체제는 지역 현안에 공동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견제가 없어 생기는 폐해도 많다. ‘나 홀로’ 교섭단체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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