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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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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물 들어온 게임산업, 표류하는 경남 (2) 경남은 게임개발산업 불모지

게임개발 인재 육성 방치한 경남… 청년들이 떠난다

  • 기사입력 : 2022-06-16 21: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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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산업은 2022년 현재 명실상부한 1등 콘텐츠 산업이다. 그중 게임개발 분야는 지난 2015년부터 수도권과 함께 지역에서도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경남은 관련 인프라가 전무해 지금까지도 게임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물 들어온 게임산업, 표류하는 경남’ 두 번째 기획에서는 경남도내 게임개발을 꿈꾸는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과, 타 지역 청년들은 어떠한 인프라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게임개발 꿈꾸지만… 예고된 탈경남

    도내 게임 공모전 한 번도 안 열리고
    부산이 경남 인재육성 전담하는 상황


    ◇‘좋아하는 일’ 못 하는 경남청년들= ‘덕업일치.’ 취미와 직업이 같다는 뜻의 신조어에는 오늘날 청년들이 바라는 삶이 투영돼 있다. 그렇다면 경남에서 게임개발을 꿈꾸는 청년들은 덕업일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두 달간 만난 청년들의 입에선 모두 똑같은 대답이 나왔다. “경남을 떠나야겠죠….”

    좋아하는 것에 대한 대화를 싫어하는 이는 없다. 인제대학교에서 만난 하태경(26·대학원 컴퓨터응용과학과)씨도 그랬다.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답하는 청년의 목소리에는 확신과 기대가 느껴졌다. “게임 속 NPC(게임 진행을 돕는 가상의 캐릭터)들은 기존 명령대로만 움직이잖아요. 저는 NPC들에게 인공지능을 탑재시켜서 항상 다른 상황을 연출해 내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그게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는 지난해 10월 ‘제1회 경남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집에서 홀로 몬스터를 잡으며 운동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처음으로 팀을 꾸려 나간 대회임에도 팀원 모두 게임을 좋아했기에 괜찮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하씨는 경진대회 이후 취미에 불과했던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진지한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이쪽 일을 하기 위해선 경남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경남에는 취업할 만한 게임업체도, 창업을 위한 지원도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게임개발을 꿈꾸는 경남 청년 대부분은 부산 또는 수도권 게임업체 취·창업을 목표로 졸업작품,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한 게임을 제작하고 있었다. 이들 청년들의 마음속에 경남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원만 이루어진다면 경남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는 청년도, 경남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서 도내 게임산업이 너무 열악해 꿈을 포기할지 고민하는 청년도 있었다.


    도내 경쟁력 있는 게임업체 1곳뿐

    업체 대표, 지역 위해 귀향했지만
    투자사로부터 수도권 이전 제안받아


    ◇경남 게임개발 인재 육성 부산이 대신해줘= 청년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예고된 탈경남’ 뿐만이 아니었다. 경남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게임 공모전이 없다는 것도 박탈감으로 다가왔다. 타지역 같은 경우에는 꾸준히 지역 내 대학생·동아리를 상대로 공모전, 인재 육성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상황과 상반된다. 창원대학교에서 만난 남시현(26·컴퓨터공학과)씨는 “학과 게임개발 동아리에서 꾸준히 각 지역에서 열리는 게임 공모전을 찾아본다. 이번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을 목표로 게임 제작에 나서고 있다”며 “경남에서도 기업과 연계해 게임 공모전이나 개발교육 프로그램 등이 열린다면 지역 청년들이 접근하기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남지역 게임개발 인재 육성은 부산에서 부산시 예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Bu:star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게임창작 팀워크 챌린지’ 등 인재 육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 모집대상에는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대학생·동아리·예비창업자도 포함돼 있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 관계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별도로 경남도와 협업은 하지 않고 있다”며 “경남 쪽 참가자들도 일부 있는 편으로 멘토링 등은 부산에서 이뤄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남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소한 ‘청년인구 유출’이란 시각에서 보면, 지난 수년간 지원 부족으로 인해 지역 게임개발 인재들이 부산으로 유출됐다는 점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부산글로벌게임센터 ‘마일스톤 게임즈’ 사무실에서 김희준·송혜은 대표가 게임 제작을 하고 있다. 두 대표는 공주대학교 재학 시절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게임이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게임 출시를 마음 먹고 올해 초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해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 ‘마일스톤 게임즈’ 사무실에서 김희준·송혜은 대표가 게임 제작을 하고 있다. 두 대표는 공주대학교 재학 시절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게임이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게임 출시를 마음 먹고 올해 초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해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불모지에서 게임개발자로 살아남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년 콘텐츠 산업 조사에 따르면, 경남지역 게임 제작·배급업체는 단 3개로 세종시를 제외하면 17개 시·도 중 최하위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으로 경남에서 경쟁력 있게 게임개발을 하는 업체는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플레이메피스토왈츠’ 1곳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업체는 1인 게임개발사로,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게임 ‘노트’와 ‘도어’를 출시하며 매월 일정 수익을 거두고 있다.

    창원 출신인 홍미남 플레이메피스토왈츠 대표는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에서 게임개발을 시작했다. 첫 작품 ‘에고(Ego)’가 도쿄게임쇼에 출품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스마일게이트 멤버십 프로그램과 부산글로벌게임센터를 거쳐 2020년 경남으로 돌아왔다.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플레이메피스토왈츠 사무실에서 게임 제작 작업을 하고 있는 홍미남 대표. 그는 경남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최근 투자사로부터 수도권 이전을 제안받아 재차 탈경남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플레이메피스토왈츠 사무실에서 게임 제작 작업을 하고 있는 홍미남 대표. 그는 경남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최근 투자사로부터 수도권 이전을 제안받아 재차 탈경남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경남은 게임개발자들이 살아남기 힘든 지역이라고 말한다. 게임개발에 대한 지원도, 게임에 대한 인식도 타 지역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클라우딩 펀딩, 퍼블리싱 등 비개발 분야에 대한 노하우는 지역에서 전혀 얻기 힘든 수준이다.

    그럼에도 그가 귀향을 결심한 데에는 게임개발에 대한 확신과 함께 훗날 경남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수도권과 지방은 주어진 기회 자체가 다를 뿐이지, 경남에 인재가 없다고는 생각 안 해요. 제가 경남에서 계속 활동한다면 게임개발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저를 보면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최근 투자업체와의 계약 협의 과정에서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또다시 ‘경남’이었다. 게임은 마음에 들었지만, 게임산업 불모지인 경남에 계속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홍 대표는 “저에게 결정권이 있다면 경남에 남겠다고 하겠지만 조건에 따라 다시 수도권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역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타지역 청년들, 게임개발 꿈 실현 중

    공모전 수상 후 지원받아 센터 입주
    “적극 지원할수록 인재 늘어날 것”


    ◇공모전 통해 확신 얻고 게임 제작 나서는 타지역 청년들= 경남 청년들과 달리 타 지역 청년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며 가슴 속에 있던 게임개발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22년 1월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한 ‘마일스톤 게임즈’는 이 과정을 그대로 밟으며 성장하고 있는 게임개발사다. 김희준·송혜은 대표는 공주대 게임디자인학과 출신으로 지난해 졸업 작품으로 만들었던 게임 ‘컬러 림’이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 대학부 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상용화를 결심했다. ‘컬러 림’은 슬라임이 색 혼합을 이용해 목표지점까지 도착하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올해 말 스팀 출시를 목표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GIGDC와 함께 경기도 게임 오디션에서도 3등을 하면서 게임개발비 2000만원이 생겼다. 상용화 목적으로 곧장 전국에 있는 지역글로벌게임센터 중 입주가 가능한 곳을 알아봤고 최종적으로 부산에 입주했다”며 “매달 한 번씩 센터 관계자들과 면담을 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함께 게임을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지역별 게임 공모전 포스터.
    지역별 게임 공모전 포스터.

    그는 경남도 충분한 지원만 이루어진다면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주변 개발사들을 보면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지원해주는지를 가장 중요시한다. 충남은 사무실 임대료도 없고 직원 숙소 임대료도 지원해줘서 인기가 가장 많다. 경남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업 입주로 끝이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에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확신을 가지고 입주할 것 같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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