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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지방시대의 선결과제, 인프라 투자- 김정주(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장)

  • 기사입력 : 2022-06-12 20: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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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던 세계 최대 규모의 회사들이 텍사스주로 이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 내 두 개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모두 텍사스에 위치시켰다.

    2021년에만 테슬라, 오라클, HP, 메타를 비롯한 35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를 옮겨왔으며, 9790개의 직접고용 일자리와 수만 개의 간접고용 일자리가 생겨났다.

    전통적으로 농업지역으로 분류됐던 조지아주는 자동차 공업지역으로 바뀔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전기차와 배터리셀, 자율주행 개발 및 생산을 위해 총 105억 달러를 투입해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축이 전환기를 맞이한 모양새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은 아니다. 텍사스가 삼성 반도체공장 유치를 위해 미리 공장부지를 마련하고 40㎞ 거리의 수원지에서 용수 공급관 건설계약을 마무리한 다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조지아는 현대차 공장 유치를 위해 두 개의 항구와 인접한 부지 2284 에이커(약 270만 평)를 매입, 조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선을 국내로 돌려보자.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2021년에만 12.83% 상승했고, 공장총량제에 묶인 제조업체 사업주들은 설비 신·증설에 어려움을 겪는다. 교통난 역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국내 100대 기업 중 91%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공화국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처음 나온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방화로의 진전은 더디기만 하다. 그러던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정·발표했다. 한덕수 총리 역시 취임사에서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전경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지방 이전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시간·비용 증가 등 교통·물류 애로를 첫손에 꼽았다. 지방이전에 필요한 인센티브를 묻는 질문에도 교통·물류 인프라 지원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업들은 그간의 지역 균형 발전정책과 SOC 확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시설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재정지출이 아니다.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의 아랫목을 덥히는 생활밀착형 복지와 다름없다. 사람과 돈이 모이면 지역의 생태계가 달라진다. 생태구조의 변경은 기업의 인식을 바꾸게 할 것이고, 기업의 인식변화는 더 많은 사람들과 자본을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589개 사업, 총 367조6000억 원 규모의 지역 인프라 사업이 20년에 걸쳐 추진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최소 0.17~0.28%p 높아지고, 취업률은 최소 0.6~0.8%p 높아질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지방의 사회·경제적 활력 증진을 위한 수단이 동원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SOC확대를 통한 정주여건 강화가 필수적이다. 국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SOC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희망해 본다.

    김정주(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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