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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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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불로소득-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6-06 20: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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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 지인이 좋은 투자를 소개받았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한 투자설명회를 갔는데 550만원을 투자하면 매월 30만원 이상을 수익금으로 준다고 했다. 투자금액은 최소 단위가 550만원이고 그 이상 투자하면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해준다며 지금 돈을 넣으려는 참이었다고 했다. 지인의 두 마디 말을 듣고 사기라고 말렸다.

    ▼그런데 지인은 사기임을 믿고 싶지 않았던 표정이었다. 속이 타는 마음에 그 설명회 주최가 누구냐고 물으니 “수학박사이면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이라고 했다. 투자를 하는 회사는 어디 있냐고 묻자 “미국에 있다”고 했다. 수학박사가 누군지 직접 조사해 봤는지, 회사를 확인했는지 묻자 “원장 명함을 받았고, 회사는 가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친한 사람에게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 법인데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왜 돈 주려고 하냐고 다그치자 지인은 “너무 친한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100% 사기라고 다시 경고했다.

    ▼기자가 경찰서를 출입했던 2000년대 초에 국내에는 유사수신이 극성을 부렸다. 투자자들은 5~6개월 지나서야 속은 것을 알았고 경찰서마다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이 넘쳐났다. 개척할 수 없는 사막 한복판에 대규모 워터파크를 짓는다는 등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30%가 넘는 수익에 혹해서 눈 뜨고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었다. 2009년 당시 경남에서만 유사수신 피해액은 4705억원으로 전국 최대 규모였다.

    ▼직접 일하지 않고 얻는 이익, ‘불로소득’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투자사기는 활개 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로소득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희망일 수도 있기에 무조건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일하지 않고 내가 가져간 불로소득은 누군가 먹고살기 위해 땀 흘려 만들어낸 근로소득임은 분명히 알자.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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