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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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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살아간다는 건 말이야-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 기사입력 : 2022-05-31 2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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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분의 할머니께서 동장실을 방문하셨다. 최근 쉼터를 조성한 지역에 계신 분들이다.

    할머니들은 사랑방으로 이용하던 집이 있었는데 최근 그 집 주인 할머니가 연세도 많고 치매도 있어 요양원으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이제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양지바른 다세대주택 앞에 모여서 세상이야기도 하고 즐겁게 지냈단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은 바람에 그곳에 모일 수 없게 되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설움을 당하셨다고 하셨다. 여러 분이 모이시기도 하고 또 조금 안 들리는 분도 계시니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져 불편을 초래한 모양이다. 결국에는 쉼터를 마련하기로 정하고, 시유지를 찾고 예산을 확보해서 거의 1년 만에 완공하고 이제 막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무슨 일이신가 걱정이 앞섰다.

    이웃에 계신 영감님이 시끄럽다고 시청에 민원을 넣겠다고 2번이나 말씀하셨다고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계나 기구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큰 목소리는 규제나 단속 대상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안심시켜드렸다. 또한 목소리를 조금 낮춰주실 것을 당부드리면서 조금더 쉼터를 사용해보고 방음벽을 설치하든지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마침 갖고 있던 크리스티안 보르스틀랍의 〈살아간다는 건 말이야〉라는 그림책을 읽어드렸다.

    할머니들은 “나는 눈이 아파서 이제 책 못 읽는다”, “저건 뭘 그린거고”, 하시더니, 이내 그림책에 실린 함축된 글에 공감하셨다.

    할머니들은 ‘언제가 됐든 삶은 끝나’, ‘이것 하나는 확실해. 삶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하나. 혼자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삶은 함께하는 거야 모든 삶은 이어져 있거든 주위를 한번 살펴봐. 얼마나 많은 삶들이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지!’라는 대목에서는 “그래 그래” 하신다. 이웃집 영감님께도 읽어드리고 싶은 그림책이지만 그날은 일단 오신 분들께 읽어드렸다.

    김해기적의도서관에 근무한 이후로 그림책에 푹 빠져서 40페이지 남짓한 그림책에 인생이 담겨있다고 말하는 그림책 전도사가 됐다. 여러분도 그림책 한번 읽어 보실래요?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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