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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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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잃어버린 금도의 미학- 김종원(경남도립미술관장)

  • 기사입력 : 2022-05-22 20: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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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바 선거의 시절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거국적으로 행하여지는 중요한 선거로서, 어쩌면 대통령 선거이거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민생에 있어서는 더욱 절실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나와 내 이웃의 소소한 일상이 시시콜콜 관계되는 현장이기에 그러하다고 본다. 나와 내 이웃 내 삶의 언저리에서 언제나 만나야 하는 일들에 대한 진지하고 진정 어린 애정을 경주하여 조정하고 조화하여 화합하는 일들을 맡아야 하는 인물을 뽑는 참으로 중요한 선거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이들의 인물됨을 따지는 일도 중차대한 것이겠으나 나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행정이거나 의정(議政)은 이번의 이 선거에서 선출하는 인물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들이 지역의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에 대해 정성을 다해 살펴 합당한 결론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그 임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을 자임하고자 주민의 선택을 구하는 이들의 공약은 진실로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적 이상도 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평범하기도 하나 그 실행에 있어서는 대부분 어긋나는 경우를 역사에서 많이들 확인된다. 결국 인물의 됨됨이가 어떠한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선거구호이거나, 진영의 논리에 부화뇌동한 채 선거에서 투표를 행한 결과일 것으로 본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후회를 하는 일이 종종 있음에도 매 번의 선거에서 우리는 만족스러운 인재를 선출하는 일에 실패를 한 경우를 현재에서도, 역사에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작금의 선거에서 각 후보와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 공약과 그들의 언행에서 우리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음에도 제대로 된 인물을 선출하는 일을 실패하는 것은 결국 객관화된 인식을 선거권자인 주민이 갖추지 못함에 기인한다. 한 인간의 인물됨은 그의 언행에서 분명해진다. 정책 공약이거나 그 구호에서 자기주장의 온당함을 연설하는 경우에 혹 있을 수 있는 부정적 요소에 대해서 어느 후보도 설명해 그 방책을 분명히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개가 소홀하다. 동시에 그러한 정책의 실행에서 초래된 실패적 요인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것을 우리는 본다.

    그러나 상대 후보와 상대정당의 정책이 갖는 위험 요인과 실수 실패에 대해서는 신랄하다 못해 인신 공격적 모멸을 가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보인다. 이미 우리의 선거행사는 그 본질적 의미를 상실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현장으로 변한 듯하다. 진영의 논리가 정의로 둔갑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선거권을 쥐고 있는 시민들이 객관화된 의식을 상실한 체 각각의 진영으로 윤락(淪落)하여버린 지경이 현재의 상황이다.

    인간이 동물의 세계에서 벗어나 인성을 이루는 것은 사회적 관계를 인식함에서 출발했다. 사회적 관계의 일차적 현장은 부부이고, 다음으로 부모와 자식이며 이로부터 넓혀져 나간다. 그러한 기초적 사회관계에서 추구된 결과물이 윤리 의식이고 이에 대한 암묵적 인식과 이해는 이른바 금도(襟度)의 형성이다. 나의 주장을 넘어서 남의 주장을 품을 수 있는 인격의 완성을 말한다고 하겠다. 공자의 이른바 정명사상(正名思想)의 핵심인 군군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라는 말은 자기 위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고, 그러한 인식의 바탕이 분명하게 확립돼야만 타인의 상황을 품을 수 있는 금도가 형성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자면 정체성의 확립은 자기중심이거나 민족주의이거나 지역주의를 주장하고자 함이 아니고 이것을 초월해 포용하는 화합과 조화를 추구하는 근본이 그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선거의 계절에서 금도의 미학을 잃어버린 정당과 후보들을 바라보면서 현재 우리 사회의 이 허망을 어찌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종원(경남도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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