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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경남의 스마트팜- 안소영(창신대 글로벌관광경영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22-05-17 20: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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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은 참 매력적이다. 흙을 만지며 몸을 움직이고, 동식물과 교감을 나누며 키우고, 수확하면서 결실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가치가 있다.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식재료를 만들어 사회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농사는 온몸 곳곳을 운동하게 하고, 수익도 만들어낸다. 돈도 벌고, 건강도 유지하는 셈이다. 농업이 심한 노동을 요구한다고 하나 농업만큼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산업도 드물다. 그래서 농업은 신성하고 농민은 소중하다. 농업경영학 연구가 좀 더 실증적인 성과를 내어 농민의 땀과 노력에 맞게 농산물이 제 값을 받게 해야 한다. 그것이 농민의 바람이고, 사회적 안정의 길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국제 밀 공급 국가로서 관심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 수출국이다. 밀 한 톨, 쌀 한 톨이 비싼 공산품보다 가치가 더 높은 이유는 농산물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원하는 시간 내에 생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식물의 재배에 필요한 시간을 요구한다. 우리는 60년 전에 비축할 곡식이 없어서, 해마다 5~6월에는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아직 보리는 익지 않고,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벼는 다 떨어져서 먹을 것이 없던 5월은 늘 배가 고팠다. 지금도 나라에 비축된 곡식이 없거나, 곡물 수출국에서 곡물 수출을 못하게 되면 우리는 다시 보릿고개를 겪어야 한다. 그래서 어른들은 밥그릇에 밥 한 톨 남김없이 야무지게 먹으라고 잔소리를 했나 보다. 그래서 농업은 식량으로 국민의 생존을 유지하는 안보와 직결되고, 그 어떤 산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농업 정책은 식량 생산의 목적에서 치유 농업으로 수정 또는 확대되고 있다. 농업이 식재료만 생산하는 산업이 아니라, 농업 활동으로 건강까지 지키는 치유 산업으로 확대,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더불어 스마트 팜(Smart Farm)으로 진화되고 있다.

    농업을 스마트화한다는 것의 의미는 다양한 정보과 기술을 농업에 적용해 정밀 농업의 개념을 갖겠다는 것이며, 농민의 노동력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는 산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맥해 지능화된 농업 시스템으로 활용해, 농업 외에도 임업, 수산업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를 인간 중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건 식량 안보를 확실하게 대비하여 자급자족을 이루고 나면, 농업 산업은 날개를 달 수 있다. 포도로 단순히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스마트 팜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포도와 포도주를 생산하여 문화 산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오늘 저녁에 준비한 요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정해서 앱으로 주문하고, 퇴근할 때 편의점에서 찾아서 메타버스 환경에서 와인 소믈리에를 불러 그의 설명을 들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프랑스의 포도주를 창원의 농수산물로 만든 요리를 엮어서 집안에 앉아 파리행 항공기 일등석의 메타버스 환경을 이용해 객실 승무원의 접빈을 받으면서 식문화를 즐기는 것이 스마트 팜의 모습이다.

    스마트 농업은 농업의 정밀함과 편이함이 목적이 아니라 농업이 펼칠 수 있는 문화와 인적서비스산업까지 도달해야 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스마트 팜을 통해 경남 농업이 발전하는 방법이다. 경남의 농업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의 종류가 많고, 이는 스마트 팜 산업을 구축하는 탄탄한 기반을 제공한다. 그 기반 위에는 스마트 팜과 연결된 치유 농업, 관광 농업, 인적 서비스 산업, 소믈리에 산업이 있다. 경남농업의 스마트 팜 산업화에는 지역 대학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농업에 서비스 산업을 연결시키는데는 경남을 고려한 관광학, 항공운항객실관리학, 서비스 디자인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에서 수 십 년 간 축척해 온 스마트 팜에 관한 교육 콘텐츠를 찾아내고, 활용할 줄 아는 지자체가 스마트 팜 산업을 선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안소영(창신대 글로벌관광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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