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동네 책방을 찾습니다- 안화수(시인·마산공고 교사)

  • 기사입력 : 2022-04-15 07:48:43
  •   

  • 책만큼 여러 갈래의 길을 알려주는 매체가 있을까? 책은 삶의 지혜를 담은 보물고이다. 이런 보물을 판매하는 상당수 책방이 경영난을 이유로 가게 문을 닫았다. 우리 동네에도 책방이 없다. 요즈음 대학가에도 책방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날 학창 시절, 새 학기가 되면 책방에는 참고서나 문제집을 사려는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동네 책방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온라인 서점은1990년대 중반 아마존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아마존은 책방에 가지 않고도 책을 살 수 있는 도서 유통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서점가의 돌풍은 동네 책방을 쓰러뜨렸다.

    변화를 감지한 대형서점들은 발 빠르게 대처했지만, 동네 책방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젠 안방에서 컴퓨터로 책을 주문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집 앞까지 배달해 준다.

    시대 흐름에 따른 책방의 변화가 필요하다. 동네 책방은 책을 사고파는 고유 업무와 읽은 책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공간, 더 나아가 주민들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겸해야 한다.

    우후죽순처럼 커피숍이 생겼다. 커피숍 같은 책방에서 독서로 정서를 살찌웠으면 한다. 식당에서 계 모임을 하듯이 책방에서 뜻 맞는 사람끼리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주변에 책방이 있으면 드나들기 쉽고 책을 가까이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시민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책 읽기를 통해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교양을 길렀으면 한다. 책을 매개로 해 동네 책방의 활용도를 높인다면 생활의 기쁨을 얻을 수 있겠다. 책 읽기는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나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으며, 풍부한 정서와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고문인 빌 게이츠는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한 것은 자기 마을의 도서관이었으며,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책을 읽는 습관이라고 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우리의 생활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면, 책방에는 누구나 갈 수 있는 큰길이 있을 것이다. 우리 동네에서도 큰길을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안화수(시인·마산공고 교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